[변화하는 보험업계] ⑤ 캐롯 흡수한 한화손보 판 흔드나…디지털 보험 '박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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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보험업계] ⑤ 캐롯 흡수한 한화손보 판 흔드나…디지털 보험 '박빙' 예고

한스경제 2025-06-18 09:12: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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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손해보험 사옥. 사진/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사옥. 사진/한화손해보험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한화손해보험(한화손보)은 적자에 허덕이던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해보험(캐롯손보)을 오는 9월 10일까지 흡수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는 자본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캐롯손보의 디지털 보험 역량을 가져와 시장 지형을 흔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한화손보의 체질 전환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한화손보는 캐롯손보 주식 2586만4084주를 약 2056억원에 추가 취득하며 지분율을 기존의 59.6%에서 98.3%까지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지분 확대가 흡수합병 수순을 염두에 둔 선제 조치로 해석했다.

2019년 출범한 캐롯손보의 영업손실은 ▲2022년 832억원 ▲2023년 748억원  ▲2024년 658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손실이 누적되면서 운영자금이 빠듯해졌고 이는 결국 외부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부각된 계기가 됐다. 특히 캐롯손보는 지난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 662억원, 결손금(마이너스 이익잉여금) 등 3500억원이 쌓여 있다.

캐롯손보는 재무 건전성이 악화돼 세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4055억원의 자본을 확충했지만 지난해 말 지급여력(K-ICS)비율이 156.24%로 이전 분기 대비 33.2%p가 감소했다.

캐롯, 킥스 비율 68% '쇼크'...한화손보 ‘역대급 실적, 자본 여력 충분

이번 합병으로 한화손보는 캐롯손보의 누적 결손을 전액 떠안게 되었지만 재무적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다. 업계에서는 양사 간의 자본 규모 격차가 크고 한화손보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화손보는 자본여력 측면에서도 충분한 여유를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손보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캐롯손보는 올해 1분기부터 신생 보험사에 적용되던 완화된 보험위험액 산정 기준이 제외되면서 킥스(K-ICS) 비율은 68.57%로 급락했다.

평균 합산비율 적용으로 요구자본이 976억원에서 1849억원으로 급증한 데다 당기순손실로 가용자본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캐롯손보는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는 물론 최저기준(100%)도 밑돌게 됐다.

반면 한화손보는 금리 인하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수익성 둔화를 겪는 상황에서도 홀로 선방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손보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5% 늘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17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신계약 성장세가 자리했다. 한화손보의 올해 1분기 여성 건강보험의 신계약보험료는 37억원으로 인보험 신계약보험료(184억원)의 20%를 차지한다.

장기 보장성 신계약 매출은 193억3000만원을 기록했으며, 월평균 보장성 신계약은 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한화손보, 캐롯손보 킥스비율 추이. 표=이지영 기자
한화손보, 캐롯손보 킥스비율 추이. 표=이지영 기자

자본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화손보의 올해 1분기 경과조지 적용 후 기준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215.8%로 전년 동기(211.3%) 대비  4.5%포인트(p) 개선했다.

한화손보의 올해 1분기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킥스 비율은 182.5%로 업계 중상위권에 해당한다. 보험위험액 산출 기준이 변경되며 보장성보험 비중이 높은 보험사에 유리하게 작용한 결과다.

한화손보는 건강보험을 비롯한 보장성 상품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1월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도 가용자본 확충에 기여했다. 1분기 말 가용자본은 6조244억원으로 5개 분기 만에 6조원을 넘어섰다. 같은기간 한화손보의 기본자본비율은 74.3%를 기록했다.

◆ '한화손보 디지털 실험' 분기점…車보험 빅5 판도 흔든다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보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사장이 설립을 주도한 야심작이다. 당시 최고디지털책임자(CDO)였던 김 사장은 소액단기보험 중심의 디지털 전용 플랫폼이 젊은 고객층 공략의 해법이 될 것이라 판단아래 기획 단계부터 진두지휘했다.

이번 합병 이슈는 단순한 사업재편을 넘어 김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시장의 시선을 다시 끌어올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관건은 한화손보가 캐롯손보가 보유한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수익 모델로 전환하느냐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가 보유한 IoT 기반 기술과 디지털 플랫폼을 자사 AI 인프라 및 상품 포트폴리오와 결합해 새로운 보험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손보는 이번 합병을 통해 캐롯손보의 디지털 역량과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을 전면 통합할 계획이다. 2019년 캐롯 출범 당시 '1사 1라이선스' 규제로 인해 한화손보는 자사 CM채널을 캐롯에 이관했으며 2022년 규제가 완화된 이후에도 자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고려해 채널 경쟁을 자제해 왔다.

특히 한화손보는 캐롯손보를 흡수합병할 경우 중소형 손보사 가운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4개사가 전체의 85.3%를 점유하며 과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메리츠화재에 이어 중소형사 중 두 번째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양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각각 6714억원(한화손보)과 4371억원(캐롯손보)으로 단순 합산 시 1조 1085억원에 달한다. 이는 손보업계 5위인 메리츠화재(7859억 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화손보가 캐롯손보와의 합병을 통해 확보할 최대 자산은 2030 디지털 고객층이다. 한화손보는 2019년 캐롯 출범 이후 대면 및 TM 채널에 집중해왔지만 이번 합병으로 젊은 고객층을 즉시 흡수할 수 있게 됐다. 한화손보는 캐롯의 디지털 혁신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합병 후에도 독립 사업부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보험시장은 여전히 대면 설계사 중심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미래 수익 기반인 2030 세대를 디지털 채널에서 찾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손보는 대형사들이 자사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합병을 통해 디지털 기반의 젊은 고객층 확보와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과 같은 장기보험 상품을 캐롯의 디지털 채널에 연계할 경우 질 높은 신규 계약 창출도 기대된다.

비용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 백오피스·보상·고객서비스 기능을 통합을 통해 중복 제거와 외주비 절감은 물론 IT 운영비 효율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 이를 통해 캐롯 기준 120% 수준의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은 2년 내 100% 이하로 개선할 계획이다.

반면 캐롯손보도 한화손보의 전국 영업망·고도화된 보상 시스템·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보다 폭넓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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