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서울] 김희준 기자= 득점이 갈급한 두 팀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공격수를 수급했다. 이번에 데뷔전을 치른 클리말라와 모재현은 각 소속팀의 천군만마가 될 수 있을까.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를 치른 FC서울과 강원FC가 1-1 무승부를 거뒀다. 서울은 리그 6위(승점 26), 강원은 10위(승점 22)에 머물렀다.
서울과 강원은 공격력이 시원찮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팀 모두 리그 기준 경기당 득점이 1골을 넘지 못한다. 서울은 19경기 18골로 리그 최소 득점 3위이며, 강원은 19경기 15골로 리그 최소 득점이다. 두 팀 모두 공격 전개가 썩 나쁘지 않지만 마무리 패스 혹은 슈팅에서의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골을 넣는 건 선수’라는 축구계 만고불변의 진리를 몸소 보이는 팀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두 팀은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바삐 움직여 공격수를 영입했다. 이번에는 울산HD가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며 6월 1일부터 특별 이적시장 기간이 열렸기에 6월 A매치 기간에도 선수를 등록할 수 있었다.
서울은 호주 A리그 시드니FC에서 활약하던 스트라이커 클리말라를 품에 안았다. 서울 최초의 폴란드 선수인 클리말라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침투와 마무리에 강점을 지닌 공격수다. 피지컬을 위시한 연계에 강한 둑스나 범용성이 좋은 조영욱과는 다른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 2일 이미 영입을 확정짓고 팀 훈련을 2주가량 소화했는데 지난주말 광주FC와 경기에서는 이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출장하지 못했다.
강원은 J리그에서 활약하던 스트라이커 김건희에 이어 김천상무에서 갓 전역한 공격수 모재현까지 불러들였다. 모재현은 김천 전역 후 원소속팀인 경남FC로 복귀하는 대신 강원 이적을 택했다. 스트라이커와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인데 김천에서는 윙어로 나오는 빈도가 잦았다. 전역 후에는 소속팀에 복귀하는 대신 개인 훈련을 진행하다가 강원 이적을 확정 짓고 팀 훈련에 이틀 정도 참가했다.
두 선수에 대한 각 감독의 기대도 상당했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클리말라를 한 번에 확 기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점차 이 선수가 우리 팀에 녹아들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 분명 들어갈 수도 있다”라며 “클리말라는 경기를 근래까지 많이 뛰었던 선수라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라고 자신했다.
정경호 감독 역시 모재현에 대해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 제대하고 팀에 복귀하지 않고 혼자 열흘 정도 개인 훈련을 했던 터라 몸 상태가 아직 완전치 않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자원이고 후반에 충분히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경기 후반에 교체됐다. 강원이 1-0으로 앞서는 상황이었다. 모재현은 전방압박과 역습을 염두에 둔 교체였고, 클리말라는 명백히 득점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는 번뜩이는 장면은 있었으나 팀에 승점 1 이상의 무언가를 안기지는 못했다. 클리말라가 문선민의 골을 도운 걸로 기록됐는데 실제로는 정승원의 슈팅이 강원 수비를 맞은 다음 클리말라의 뒷발에 우연히 걸려 튀어오른 것에 가깝다.
두 감독은 데뷔 선수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김 감독은 “적응하는 단계다. 확실히 호주 리그에서 했던 것과 K리그의 경기 템포는 차이가 있다. 몸이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라며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더 나아질 거라 본다. 마인드가 좋고 훈련도 열심히 한다”라고 전했다.
정 감독은 “모재현 선수는 최근 상무에서 계속 경기를 뛰었다. 열흘 정도의 개인 훈련으로 문제가 있었지만 이번 경기도 괜찮았고 다음 경기에서부터는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이미 김천에서 K리그1 경기를 뛰어온 모재현이 빠르게 적응할 거라 내다봤다.
두 선수는 본인의 소속팀 데뷔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클리말라는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정신이나 신체는 준비가 잘 돼있다. 팀에 합류한 지 10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전술적으로나 피지컬적으로 부족한 면은 있다. 그 부분을 채운다면 남은 경기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것”이라며 “오늘도 터치만 잘 가져갔으면 분명 좋은 기회가 왔을 수 있었다. 그러지 못했지만 매 경기 내게 찬스가 올 것이며, 그 찬스를 살리는 게 팀을 돕고 내 자신감을 기르는 길”이라고 이야기했다.
모재현은 믹스트존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팀에 와서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강원에 온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많이 뛰며 공격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만들어내고 기회가 왔을 때 골로 연결시키는 게 내 역할”이라며 “사나흘 후에 대구FC와 경기를 한다. 오늘은 3, 40분 정도 소화했고 훈련 며칠 더 하면 다음 경기에는 6, 70분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차츰 주전을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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