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석주원 기자] 기업 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게임업체 4곳 중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채택하거나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시가총액 상위 250대 기업의 '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더블유게임즈의 4개 게임사의 핵심지표 15개 준수율은 68.3%로 전체 준수율 69.8%에 미치지 못했다.
이중 넷마블과 더블유게임즈는 6개 항목 미준수로 60.0%로 평균 이하의 준수율을 나타냈다. 크래프톤은 4개 항목을 지키지 않아 준수율 73.3%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전체 15개 항목중 12개를 준수해 4개사 중 가장 건전한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는 핵심 지표 15개 중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집중투표제 채택의 세 개 항목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엔씨소프트는 “산업과 경영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 이사회 의사결정 효율성 및 책임 경영 관점에서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분석 대상 기업 중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채택한 비율은 23.4%,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비율은 6.4%에 불과했는데 게임업체 중에서도 이를 준수한 기업은 없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줌으로써 소액 주주들의 의견이 더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관에 이를 배제하는 조항을 둠으로써 대주주의 이익을 지키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사회 의장도 대주주가 직접 맡거나 대주주의 입김이 닿은 사람이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기업 지배 구조는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로도 꼽히는데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서도 소액 주주 권리 강화가 핵심 쟁점으로 논의되고 있다. 특히 새 정부의 국내 주식 시장 활성화 정책에도 소액 주주 권익 보호를 통한 투자 장려가 포함돼 있는 만큼 향후 개선이 시급한 영역으로 보인다.
주주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을 돌려주는 배당 정책에서도 게임업계는 IT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ESG행복경제연구소의 2024년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시가총액 250위 안에 포함된 7개 게임사 중 크래프톤,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위메이드는 2023년, 넷마블은 지난해 1회씩 진행했다. 엔씨소프트와 더블유게임즈는 매년 주주 배당을 실시했으며 3년 평균 배당수익율은 엔씨소프트가 1.2%, 더블유게임즈가 1.9%였다.
크래프톤의 경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1조302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음에도 주주 배당은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지난해에도 주주 배당을 실시하면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크래프톤은 공시를 통해 “2023년에 수립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의 종료 시점을 맞아 2026년부터 적용할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 간의 자본 배분 균형을 고려하고 배당을 포함한 다양한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해 신중히 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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