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가 유명한 분데스리가 전체 선수평가를 내놓는 중이다. 2024-2025시즌 후반기 평가인데, 센터백 부문에서 김민재는 아예 중상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이 매체는 독일 축구전문지라는 자부심을 안고 유서 깊은 분데스리가 전체 선수평가 전통을 이어 왔다. 매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각 시기별 경기력을 평가하며, 포지션별로 상위권 선수 랭킹을 매기는 동시에 수준을 구분한다.
후반기 센터백 부문에서 눈에 띄는 건 19명이 이름을 올렸는데 여기 김민재가 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략 분데스리가 준주전급 센터백 중 3분의 1 정도가 거론된 랭킹인데, 김민재가 상위 3분의 1에도 들지 못한 셈이다.
김민재의 지난 시즌 전반기 순위는 6위였다. 등급은 국제적인 수준(internationale klasse)이었다. 이 매체의 최상위 등급은 세계적인 수준(weltklasse)이지만 이 등급의 센터백은 전반기에도 후반기에도 없다. 즉 김민재는 전반기 분데스리가에 얼마 되지 않는 최상위 기량 센터백으로 인정 받았다가 후반기에는 랭킹에서 아예 빠져 버렸다. 리그 내에서 뛰어난 수준(Nationale Klasse)조차 들지 못했다.
이처럼 극적으로 순위가 떨어진 선수들의 경우 제외 사유를 첨부하곤 한다. 김민재는 ‘10월부터 아킬레스건 문제로 고생하며 계속 통증을 안고 뛰었다. 이로 인해 경기력이 저하됐다. 시즌 막판에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는 점을 사유로 들었다. 즉 부상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임은 알지만 아무튼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김민재가 온전한 몸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그렇게 형편 없는 경기를 하진 않았다. 독일 매체들이 바이에른의 주요 대회 실점 및 패배를 지나치게 김민재 탓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는데, ‘키커’도 축구전문지답지 않게 여기 휩쓸린 듯한 모습이다.
아예 센터백 부문 순위를 발표한 기사 제목이 ‘슐로터베크의 1위 등극과 김민재의 급격한 추락’이다.
국제적인 수준은 전체 1위 니코 슐로터베크(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비롯해 요나탄 타(바이엘03레버쿠젠), 로빈 코흐(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 마티아스 긴터(프라이부르크), 피에로 인카피에(레버쿠젠) 등 5명이 선정됐다.
리그 내 뛰어난 수준으로는 6위 마르코 프리델(베르더브레멘)부터 다요 우파메카노, 에릭 다이어(이상 바이에른뮌헨), 크리스티안 마치마(아우크스부르크), 아르투르 테아테(프랑크푸르트), 쥘리앙 샤보(슈투트가르트), 엠레 잔(도르트문트), 제프리 하우엘레이우(아우크스부르크), 파트리크 마인카(하이덴하임), 데니스 바브로(볼프스부르크), 윌리 오르반(RB라이프치히), 세드릭 체사이거(아우크스부르크), 발데마르 안톤(도르트문트, 도미닉 코흐(마인츠05)가 선정됐다.
바이에른에서 우파메카노와 다이어는 리그 내 뛰어난 수준에 그치고, 김민재가 아예 선정되지 않으면서 센터백들의 평가는 땅에 떨어졌다. 그런데 바이에른은 후반기에도 리그에서 가장 수비가 좋은 팀 중 하나였다. 전반기 15경기 12실점으로 독보적인 수준이었고, 후반기에는 이에 못미쳤지만 19경기 20실점으로 0점대 실점율을 아깝게 놓쳤다. 다른 팀의 한 시즌 실점율과 비교하면 여전히 리그 최고다. 김민재의 평점이 푸대접이라면 다른 센터백이라도 잘 했어야 리그 최고 수비가 가능했을텐데, 이상한 노릇이다.
이 랭킹의 공신력은 수년 전부터 계속 예전같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김민재 한 명만 이상한 게 아니라, 전반적인 비판과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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