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 습기 찬 골짜기에서 은밀히 자라는 산나물이 있다. 진한 향과 깊은 감칠맛으로 봄철에 즐겨 찾지만, 짧은 기간에만 나는 귀한 식재료다. ‘곤달비’에 대해 알아보자.
곤달비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한국의 자생종이다. 깊은 산의 습지나 계곡 근처 등 물기가 많은 곳에서 주로 자란다. 높이는 60~100cm 정도까지 자라며, 뿌리줄기가 굵고 잎은 삼각형에 가깝다.
잎 뒷면에는 맥을 따라 잔털이 나 있고, 가장자리에는 뾰족한 톱니가 있다. 8~9월이면 노란 꽃이 피지만, 식용으로는 주로 봄철 어린잎과 줄기를 채취해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경북, 전북 등 산지가 많은 지역에서 볼 수 있다.
곰취를 능가하는 산나물 '곤달비'
곤달비의 제철은 3월 말부터 6월까지다. 이 시기 어린잎과 줄기는 부드럽고 향이 강해 나물로 먹기 최적이다.
여름이 되면 잎이 질겨지고, 쓴맛이 강해져 식용으로는 좋지 않다. 제철에 채취한 곤달비는 시장이나 지역 농장에서 구할 수 있으며, 1kg당 가격은 1만 5000~2만 원 선이다.
곤달비는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곰취와 비슷하지만, 곤달비는 향이 더 진하고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퍼진다. 이 풍미 덕분에 ‘곰취를 능가하는 나물’로 불리기도 한다. 생으로 먹으면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고, 살짝 데치면 향이 한층 깊어진다.
곤달비의 영양 성분도 주목할 만하다. 비타민 C와 칼슘, 철분이 풍부하며,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가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관절에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무릎 통증을 겪는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곤달비를 맛있게 즐기는 법
곤달비를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건 겉절이다. 곤달비 300g을 깨끗이 씻어 2~3cm 길이로 썰고, 고춧가루 2큰술, 멸치액젓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설탕 1작은술을 넣어 버무리면 새콤달콤한 겉절이가 완성된다. 이 겉절이는 밥과 함께 먹거나 고기 쌈 재료로 제격이다.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는 것도 인기다. 곤달비 200g을 끓는 물에 30초간 데친 뒤 찬물에 헹구고, 간장 1큰술, 다진 파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로 양념해 무치면 담백한 나물이 된다.
장아찌로 담그는 방법도 있다. 곤달비 400g을 데쳐 물기를 짜고, 간장 200ml, 물 200ml, 식초 100ml, 설탕 50g을 끓인 장아찌 국물을 부어 1주일 숙성시키면 짭짤한 장아찌가 완성된다.
곤달비에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다. 과거엔 주로 산지 주민들이 채취해 먹던 로컬 식재료였지만, 최근 건강식 트렌드와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경주 산내 곤달비는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아 관광객들이 농장을 방문해 직접 채취 체험을 하기도 한다.
주의사항과 보관법은 꼭 확인하자
곤달비는 곰취와 헷갈리기 쉽다. 곰취는 잎이 둥글고, 곤달비는 삼각형에 가까운 모양이라 잎의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곰취로 착각해 먹어도 문제는 없지만, 곤달비 특유의 맛은 놓칠 수 있다.
곤달비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몸이 찬 사람이 먹으면, 배탈이나 설사를 겪을 수 있다.
또한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도 곤달비를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곤달비는 신선할 때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냉장 보관할 경우 3~4일 안에 먹어야 향과 식감이 유지된다. 장기간 보관하려면, 살짝 데친 뒤 냉동하면 된다. 이 경우 2~3개월 정도 보관할 수 있다.
곤달비는 깊은 산 습지에서 자라기 때문에 초보자가 함부로 채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 뿌리째 뽑으면 식물이 재생하지 못하니 잎과 줄기만 채취하고 뿌리는 남겨두는 게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야생식물 채취 시 독초와의 혼동을 피하라고 경고한다.
곤달비는 여로, 동의나물 등 독초와 헷갈릴 가능성은 적지만, 산나물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안전하다. 채취 장소도 중요하다. 도로변이나 공업 지역 근처는 중금속 오염 위험이 있으니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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