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위 성능을 갖춘 슈퍼컴퓨터 텐허와 선웨이 타이후라이트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에 충격을 줬던 중국이 슈퍼컴퓨터 업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기존에는 미국과 경쟁에서 자국 역량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톱500 등재를 하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었으나, 슈퍼컴퓨터 업계 흐름이 생성형 인공지능(AI) 학습 위주로 전환되면서 미국발 대중 제재로 인해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글로벌 흐름에 뒤처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미국 빅테크에 버금가는 중국 M7(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화웨이, 샤오미, 징둥닷컴, 넷이즈)이 자체적으로 GPU를 확보해 클라우드 기반 슈퍼컴퓨터를 구축한 데다가 화웨이 등이 엔비디아에 대항할 수 있는 자체 GPU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미국·유럽을 빠르게 추격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군사용 성능에 집중한 중국 슈퍼컴퓨터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미국·유럽·중동 등의 슈퍼컴퓨터와 비교해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특정 용도에 집중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례로 범용 성능이 793 페타플롭스(4위)로 집계된 주피터를 놓고 엔비디아는 AI 특화 성능은 90 엑사플롭스(1000 페타타플롭스=1 엑사플롭스)에 달한다며 기존 1~3위 슈퍼컴퓨터를 넘어서는 진정한 AI 슈퍼컴퓨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중제재로 엔비디아 GPU 수급이 어려운 만큼 중국 정부·기업이 슈퍼컴퓨터 경쟁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 주요 정보통신(ICT) 기업들이 이미 제재를 우회해 대량의 엔비디아의 GPU를 확보했고, 화웨이가 엔비디아 GPU를 대체할 '어센드 910 시리즈' 상용화에 성공한 만큼 범용·AI 슈퍼컴퓨터 경쟁력도 전 세계 세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란 시각이다.
홍 센터장은 "하드웨어 역량이 뛰어난 만큼 중국이 GPU를 만들려면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엔비디아가 AI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굉장히 앞서가고 있는 만큼 연구자들의 (엔비디아) 선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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