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남아 지역을 여행한 사람들이 선물로 자주 가져오는 차가 있다. 물에 우리면 파란색이 진하게 퍼지고 레몬즙을 넣으면 보라색으로 바뀐다. 이름은 ‘버터플라이 피’. 우리말로는 ‘나비완두콩’이라고 불린다.
나비완두콩을 따뜻한 물에 우리면 짙은 파란색이 퍼지지만 레몬즙을 넣으면 붉은빛이 감도는 보라색으로 바뀐다. 산성에서는 붉은 계열, 염기성에서는 초록색 계열로 변하는데 이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의 특성 때문이다. pH 농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하면 간단한 과학 실험처럼 색깔 놀이도 가능하다.
동남아에서는 이 꽃을 말려 차로 마시거나 식품 착색제로 사용한다. 전통 의학에서도 오랫동안 쓰였고 태국과 베트남 등지에서는 습관처럼 마시는 음료 중 하나다. 미국 식품의약국도 2021년에 사용을 인정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식품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나비완두콩, 국내에서 식품 허용되지 않은 이유
나비완두콩 차는 우리나라에서 식품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식약처는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 나비완두콩을 섭취하면 혈관 확장, 자궁 수축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나비완두콩에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의 일종인 안토시아닌이 다량 함유돼 있다. 해당 성분은 수소 이온 농도에 따라 색이 바뀌는 특성이 있고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연구가 부족하다. 특히 임신 중인 사람의 경우 유산이나 조기 진통과 같은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과거 국내 일부 판매 업체가 이 차를 암세포 사멸, 치매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다가 당국의 단속 대상이 됐다. 허위·과장 광고로 인해 판매 자체가 중단됐고 ‘나비완두콩은 위험한 독초’라는 인식까지 생겼다. 사실 동남아에서는 수백 년 동안 먹어왔고 미국에서도 사용이 허용된 만큼 반드시 위험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국내에서는 식품 등으로 공식 허가를 받은 상태가 아니라 유통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비완두콩을 직접 우려서 마셔보면 은은한 맛이 느껴진다. 국화차나 연꽃차처럼 가벼운 풀향이 감돈다. 허브차와 비슷한 느낌이다.
나비완두콩, 성분에 민감한 사람은 조심해야
이처럼 나비완두콩은 식용 여부를 놓고 국가마다 판단이 엇갈린다. 동남아에서는 건강 음료로 통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통이 차단됐다. 안전성 검토가 끝나지 않은 만큼, 무작정 해외 제품을 그대로 들여와 마시는 일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특히 특정 성분에 민감한 사람이나 임신 중인 경우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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