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많은 선수와 감독이 더위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15일(한국시간)부터 미국에서 2025 클럽 월드컵이 개막했다. 매년 시즌 중에 각 대륙 대회 우승팀만 놓고 진행했던 이전 형식은 FIFA 인터컨티넨탈컵으로 계승되고, 클럽 월드컵은 이번 대회부터 4년 주기, 32개팀 체제로 개편해 시즌 종료 후 5월에 경기를 소화한다.
이전부터 클럽 월드컵에 대한 우려는 있었다. 선수들이 지나친 혹사로 인해 선수 생명이 짧아지거나 부상이 잦아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관련한 주장은 FIFA나 각 대륙 연맹에서 대회를 추가할 때마다 나왔는데, FIFA 클럽 월드컵은 포스트 시즌에 한 달 가까이 열리는 대회다 보니 이러한 반발이 더욱 거셌다. 다만 일각에서는 천문학적으로 높아진 선수들의 주급 등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이번 클럽 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대회 개최가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이라는 반론도 있다.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촉발된 비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클럽 월드컵은 모든 대륙에서 팀들이 참가하는 만큼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미국을 방문해야 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입국 비자를 ‘트럼프식 협상’의 카드로 들고 나오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클럽 월드컵에 최대한 지장이 가지 않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고위 관료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했다. 이번 클럽 월드컵은 큰 문제 없이 모든 선수가 입국했지만 다가오는 월드컵에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폭염이 클럽 월드컵은 물론 1년 뒤 있을 월드컵도 위협할 가장 큰 변수다. 현재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 여러 팀 선수들은 미국 더위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맨체스터시티는 지난주 미국 플로리다에 들어가 섭씨 32도 이상 고온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관련해 6월에 맨시티에 합류한 티자니 라인더르스는 “대회는 매우 힘들 것이다. 좋은 팀들도 많이 있고 날씨도 매우 덥다”라며 더위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또한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에 따르면 레알마드리드는 플로리다에서 훈련을 진행했는데, 샤비 알론소 감독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스프링쿨러와 얼음을 활용했다.
이미 파리생제르맹(PSG)과 첫경기를 치른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의 마르코스 요렌테는 “경기를 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정말 덥다. 발가락과 손가락마저 아팠다. 멈추지도 뛰지도 못했다”라며 대회를 소화하는 데 직접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해당 경기 역시 섭씨 32도를 넘는 날씨에서 진행됐다.
1년 앞서 치러진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페루와 캐나다 경기에서 부심이 전반 종료 무렵 하프라인 근처에서 온열질환으로 쓰러지고, 우루과이와 파나마 경기에서 로날드 아라우호가 탈수 증세를 호소해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된 바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예비 대회 성격이 강한 코파 아메리카와 클럽 월드컵에서 더위로 인해 힘들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섭씨 32도 이상 날씨에서 경기 중 쿨링 브레이크를 시행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월드컵을 1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의 맹렬한 더위가 대회를 치르는 데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울산HD, FI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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