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지병 악화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것을 두고 여권 인사들은 "구속 면피용 입원, 특검 수사를 피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당은 특검 출범을 앞두고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며 '김건희-민정수석-검찰총장 짬짜미 실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명품가방 수수 사건으로 검찰의 '황제 출장 조사'를 받기 10여 일 전 김주현 민정수석과 비화폰으로 33분간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같은 사건 처분 직전에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비화폰을 지급받아 김주현 전 민정수석과 통화한 사실도 드러나는 등 '김건희-민정수석-검찰총장'의 짬짜미로 검찰의 황제 출장 조사와 무혐의 면죄부가 성사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정수석이 대통령 부인 행사나 의전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느냐, 김주현 민정수석이 윤석열·김건희의 법률 대리인으로 각종 수사 무마에 앞장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김건희 씨의 비화폰 사용 역시 국정 관여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이며, 공천 개입 핵심 인물인 명태균과 수시로 통화하고 지시한 전례만 봐도 충분히 추정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은 비화폰을 이용해 수사 무마의 정황이 드러난 만큼 김건희의 각종 의혹은 물론이고 김주현 전 민정수석, 심우정 검찰총장의 수사 무마 의혹도 신속하게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당 "특검 앞둔 시점 입원은 수사회피 시도"
특검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입원한 김건희 여사를 두고 조국혁신당은 "김건희가 있어야 할 곳은 병원이 아니라 특검 수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한가선 청년대변인은 17일 논평을 내고 "김건희 씨가 특검 출범을 앞두고 돌연 병원에 입원했다"며 "병명이 무엇인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조차 알 수 없는 '지병'을 이유로 서울아산병원 VIP 병실 문을 열었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의료대란으로 일반 환자들은 여전히 수개월에서 1년씩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데 김건희 씨는 원할 때 언제든지 입원이 가능하다는 것은 특권 외에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느냐"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피습 직후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언론은 특혜 입원이라며 앞다퉈 비난해놓고 김건희 씨의 입원은 증상도 공개되지 않고, 중증도 아니며, 수술 일정조차 없는 '그냥 입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건희 씨는 특검 수사를 앞둔 핵심 피의자이다, 조사와 출석 요구가 임박한 시점에서의 입원은 명백한 수사 회피 시도"라며 "김건희 씨가 있어야 할 곳은 VIP병상이 아니라 특검 수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면피용 입원' 지적…"입원해도 특검은 받아야"
김 여사의 입원을 두고 여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그는 "만약에 아프시다면 빠르게 쾌유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7일
그는 '방어막이 없기 때문에 병원으로 숨어든 것으로 의심하느냐'는 질문에 "물러설 곳이 없지 않나, 이제 특검이 통과되고 바로 수사가 들어간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수사에 대비해서 일단 병원에 가서 대기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지금까지 김건희 씨는 정정당당하게 수사를 받거나 자신의 혐의에 관한 것을 밝히는 스타일이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앞세워 자신과 관련된 문제를 덮으려고 했던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건강을 회복하겠다는 것은 전혀 아니고 (수사를) 피하기 위한 작전일 것"이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더했다.
이어 "입원을 하더라도 특검 수사는 받아야 한다, 앞으로 특검보 임명하고 바로 수사가 들어간다"며 "특검법 내용상 수사 준비 기간에도 수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사팀이) 구성되면 본격적인 수사는 7월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한 김상욱 의원은 김 여사의 입원을 극렬 지지층에 보내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16일 시사인 유튜브 방송 <김은지의 뉴스인> 에 출연해 "여론 조성에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윤석열이 했던 것처럼 '극우여 단결해서 나를 지켜라' 이것을 자꾸 하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지의>
그는 "정정당당하게 잘못에 따른 대가는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신인규 변호사는 "불량 학생들이 시험이 다가오면 자주 아프다, 그것과 비슷한 증상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도 김 여사의 입원을 비판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1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본인에 대한 특검을 앞두고 병원 말고는 출구가 딱히 안 보였을 것 같기도 하다,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고 전했다.
민중기 특검 "김건희 대면 조사, 이뤄지리라 생각"
김건희 특검 출범을 앞두고 김 여사의 입원 상황이 알려진 가운데 김 여사 사건 수사를 전담하는 민중기 특별검사는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민 특검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변호사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 보도를 접하고 (김 여사 입원을) 알게 됐다"며 "어떻게 조사할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고, 특검보 임명이 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 입원이 특검 수사 시기에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구체적인 조사 일정은 계획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준비 작업만 해도 벅찬 상황"이라며 "차츰 생각해 보겠다"며 수사 시작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거나 연락을 취했냐는 물음에는 "그런 적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건진법사·명태균 등의 국정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등 16개 사건이 수사대상이다.
김 여사 우울증 심해져 입원한 것으로 알려져
한편 법조계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우울증이 심각해져 주치의의 권유로 인해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은 "입원 사실이나 사유 등은 환자의 개인정보여서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지만 김 여사의 주 진료과는 정신과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여사는 지난주 우울증 증상으로 정신과를 찾아 외래 진료를 받았고 증세가 심하다고 판단한 의사가 입원을 권유했지만 당시에는 귀가했다가 이후 증세가 악화돼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입원 초기 과호흡 증상을 보여 호흡기내과 진료도 받았다고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16일 본인의 재판을 마친 늦은 오후 병실을 찾아 김 여사 곁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우울증? 내란 탓에 국민들도 우울해…수사 받아야"
김건희 여사가 우울증으로 입원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17일 <한국일보 시사토크 프로그램 이슈전파사> 에 출연해 김 여사의 입원으로 인해 특검 일정에 차질에 빚어질 것 같다는 의견에 대해 "특검 수사를 모면하고 동정 여론을 만들기 위한 위장 입원으로 생각한다, 전 대통령의 부인이라면 당당하게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황 의원은 "꼼수 위장 입원이나 우울증이 이해는 된다, 수사도 받아야 될 것 같고 감옥에도 가야 될 것 같고, 우울한 것은 이해되지만 심리적으로 우울증을 호소할 만한 국민들도 굉장히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의 내란 때문에 우울에 빠진 사람도 많다, 그렇게 따지면 우울증을 일으킨 본인이 우울하다고 하면서 입원할 만한 사유인가"라며 "우울증에 걸릴 만한 이유는 이해되지만 특검 수사를 앞두고 수사를 모면하고 동정여론을 만들기 위한 위장 입원으로 해석이 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