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시영 기자]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가 ctDNA 기반 정밀의학과 정밀 타격형 면역·항체 항암치료의 임상현장 진입 가속화 등을 골자로 한 최근 임상 현장 변화 양상을 조망했다.
연구회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5)의 주요 발표 내용을 분석, 발표했다.
연구회에 따르면 ASCO 2025에서는 혈액 기반 정밀의료를 대표하는 순환종양 DNA(ctDNA; circulating tumor DNA)의 임상 적용 가능성이 한층 뚜렷해진 것이 가장 특징이다. ctDNA는 종양에서 유래된 DNA 조각으로, 혈액만으로 암 유전 정보를 분석할 수 있어 조직 확보가 어려운 환자에게 대안이 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 분자 진단 기술이다.
이번 학회에서는 ctDNA가 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를 넘어 실제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다수 소개됐다고 연구회 측은 전했다.
특히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수술 후 ctDNA로 미세잔존암(MRD)을 확인해 보조항암치료의 필요성과 강도를 조절한 최초의 무작위 임상시험으로 주목을 받았다는 게 연구회 측 설명이다. 또 기조 강연에서 발표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ctDNA를 활용해 기존 영상 검사보다 빠르게 치료 반응을 파악하고, 조기에 약물 치료를 조정함으로써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개선한 결과를 보였다고 연구회 측은 강조했다.
박인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ctDNA를 통해 영상 기반 평가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약물 반응을 예측할 수 있어, 치료 전략을 보다 정밀하게 조정하게 해준다. 이로써 임상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ASCO 2025에서는 기존 치료제와는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진 치료제들이 임상 현장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약 개발에서 임상 적용을 거쳐 표준치료로 정착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연구회 측은 소개했다. 이번 학회에서도 기존 1차 치료제를 능가하는 성과를 보인 다수의 임상연구가 발표됐다.
이현우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홍보위원장(아주대학교병원 종양혈액내과)은 "이번 ASCO 주요 임상결과를 보면 혁신적인 연구 결과가 실제 임상 현장으로 빠르게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내 암 치료 환경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국내 연구자들의 구연 및 포스터 등 225건이 발표되는 등 국내 암 임상연구의 위상이 재확인 되는 계기가 됐다고 연구회 측은 덧붙였다. 안진석 회장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원이 제1저자 또는 발표자로 참여한 연구는 60건에 달했다"면서 "한국의 임상연구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ASCO에서 발표된 KCSG 주도 임상은 총 4건으로, 연세암병원 손주혁 교수와 고대안암병원 박경화 교수는 구연 발표, 국립암센터 차용준 교수와 서울대병원 김범석·김미소 교수는 각각 포스터 발표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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