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남성 뷰티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K뷰티 지형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업계는 기초부터 색조까지 남성 전용 제품을 확대하고 전용 매장과 맞춤형 마케팅으로 대응에 나섰다.
17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가 2020년 1조640억원에서 지난해 1조1210억원으로 4년간 약 13% 성장했다. 남성 소비자의 관심은 기초 화장품을 넘어 색조 제품과 각종 관리 용품 등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CJ올리브영이 남성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자체 조사에서 남성 10명 중 9명은 깔끔한 인상을 위해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뷰티’가 주는 ‘꾸미는’ 인상보다는 ‘관리한다’는 의미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소비자가 뷰티를 ‘꾸밈’보다는 ‘관리’로 인식하면서 업계는 이를 겨냥한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용 매장과 제품군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CJ올리브영은 지난 11일 서울 홍대 상권에 남성 특화 공간을 구현한 대형 매장 ‘홍대놀이터점’을 열었다. 1층에는 올리브영 매장 중 최대인 100평 규모의 남성 특화 공간 ‘맨즈에딧’(Men’s Edit) 존이 조성됐다. 맨즈에딧 존은 남성 고객을 위한 큐레이션 공간으로 뷰티뿐만 아니라 헬스용품, 패션·잡화까지 두루 경험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다.
올리브영은 맨즈에딧 존을 ‘남성 고객이 찾는 뷰티·헬스 공간’으로 만들고자 브랜드와 상품을 고객 수요 중심으로 새롭게 배치했다. 필요한 상품을 한 번에 찾을 수 있도록 쉐이빙 등 남성용 상품뿐 아니라 남성 고객들의 실제 선호도가 높은 에스트라, 파티온 등 스킨케어 상품도 진열했다.
체험형 서비스도 강화했다. 남성 특화 매장인 만큼 ‘맨즈솔루션’ 공간을 조성해 고객 취향에 맞춰 상품을 큐레이션하고 스타일링을 돕는다. 속눈썹 관리 용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아이래쉬바’와 피부 유형 및 상태를 분석하고 상담해 주는 ‘스킨스캔’(Skin scan) 체험도 할 수 있다.
다이소는 지난달 아모레퍼시픽과 협업해 남성 스타일링 브랜드 ‘프렙 바이 비레디’(Prep by B.READY) 제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 2023년 애경산업의 브랜드 ‘스니키’(Sneaky)를 통해 남성 화장품 판매를 시작한 다이소는 이번 아모레퍼시픽과의 협업으로 제품군 확대에 나선것이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어퓨는 지난 3월 무신사와 협업해 남성 뷰티 라인을 처음 선보였다. 스킨케어와 자외선 차단, 피부 톤 보정 기능을 한 번에 담은 ‘맨즈 내추럴 카밍 톤 로션’과 ‘맨즈 올커버 카밍 파운데이션’을 출시했다.
편의점 업계도 남성 소비자 수요에 발맞춰 관련 상품을 확대 중이다. CU는 화장품 브랜드 SNP와 손잡고 남녀 공용 올인원 로션을 선보였는데 이 제품의 올 1~5월 매출 중 70.5%는 20~30대에서 발생했고 이 가운데 60% 이상이 남성 소비자였다.
GS25가 지난해 9월 출시한 남성용 올인원 로션 ‘아크네스 포맨올인원로션’은 스킨 케어 전체 제품 중 매출 1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출시 첫 달과 비교해 지난달 매출은 3배가량 늘었다. GS25는 남성을 겨냥한 기초 화장품을 70여 종까지 늘렸다.
여성 중심으로 형성돼 온 화장품 시장이 점차 경계를 허물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남성 고객층의 세분된 니즈에 맞춘 차별화 전략을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남성 뷰티 시장이 단순 스킨케어를 넘어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을 강조하는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남성 소비자에게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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