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설 전망인 가운데 MBK파트너스를 둘러싸고 ‘먹튀’ 비판이 제기됐다. 홈플러스를 청산 위험에 빠지게 해 놓고 이제 와서 손을 털려고 한다는 이유에서다.
MBK는 보유한 홈플러스 지분을 포기하고 인수합병(M&A)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법원이 회생계획을 인가하기 전 M&A를 선택한 홈플러스의 선택에 힘을 보태준 셈이다.
이를 두고 실질적인 자구노력 없는 보여주기식 행보란 지적이 나온다. MBK가 보통주 소각보다 사재출연을 통해 홈플러스가 가지고 있는 부채를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홈플러스, 인가 전 M&A 추진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게 측정된 홈플러스가 인수자를 찾아 나선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회생법원에 ‘회생계획 인가 전 M&A’ 승인을 신청했다.
지난 12월 제출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평가됐다. 홈플러스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높지만 부진한 영업실적 등 때문이다.
홈플러스로선 인수자가 나타나야 유입된 자금으로 채권들을 변제할 수 있다.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홈플러스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홈플러스가 향후 제출한 회생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선 최대 선순위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동의해야 한다.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을 출자했다.
이와 관련 메리츠금융은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메리츠는 홈플러스 대주주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여주기식 보통주 소각”
MBK가 홈플러스 M&A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주주 책임을 보여주는 일환이지만 자구노력 없이 결국은 매매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행보란 지적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인가 전 M&A’를 진행할 경우 MBK의 홈플러스 보통주(약 2조5000억원 규모)는 무상 소각된다. MBK는 홈플러스에 대한 경영권도 모두 내려놓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MBK가 그간 홈플러스 대주주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MBK는 지난 2015년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매수한 후 10년 만에 법정 관리를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막대한 금융 부담을 지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상임대표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보통주 소각은) 이익을 사유화하고 피해는 사회화했다는 비판이 따가워서 (MBK가) 회생법원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MBK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통해 “MBK는 경영권을 비롯한 모든 권리를 내려놓고 아무런 대가 없이 새로운 매수자의 홈플러스 인수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MBK, 지금이라도 자구노력 보일까
MBK가 가지고 있는 홈플러스 보통주를 소각하는 것보다 부채를 청산하는 등 자구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상임대표는 “홈플러스가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서 MBK는 스스로가 져야 할 부채를 삭감받으려고 하면서 매매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소한 전단채나 상거래 채권 등 부채들은 (MBK가) 다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MBK는 홈플러스 사태가 발발한 후부터 실효성 있는 자구노력을 실행한 적이 사실상 전무하다. 지난 4월 사재출연 의지를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던 이유로 실효성에 대해 의문은 제기돼 왔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지난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홈플러스 사태 해결 및 국회 청문회 개최 결의안 촉구 당사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안수용 지부장은 “MBK는 자구노력이나 실질적인 투자는 하지 않은 채 홈플러스의 미래를 불확실한 도박판에 맡기고 있다”며 “익스프레스 매각을 시작으로 한 청산 가능성은 현실이 되고 있고 이는 철저히 사전 계획된 엑시트 시나리오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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