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한 업황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신용판매 수익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려 해외법인을 비롯해 결제·데이터 사업 등의 다양한 먹거리를 찾아 수익성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건전성 관리를 통한 비용 효율화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편집자 主]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BC카드가 자회사인 케이뱅크의 두 차례 상장 실패와 내수 침체 장기화에 따른 업황 악화가 이어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BC카드는 인공지능(A I)과 데이커 사업 등 신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등 미래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BC카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결합과 분석 역량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올해 1분기 연결 분기순이익은 3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00억원)와 비교해 29.6%가 줄었다. 이는 카드 수익의 증가로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해외사업환산손익과 파생상품평가손익이 줄면서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BC카드의 1분기 영업이익은 35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47억원)와 비교해 3.2%가 증가했다.
현재 BC카드의 가장 큰 고민으론 자회사인 케이뱅크의 상장 여부를 꼽을 수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 기업공개(IPO)에 나섰지만 모두 높은 몸값의 여파로 상장에 고배를 마셨다.
문제는 BC카드가 투자한 4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선 내년 7월까지 케이뱅크가 상장을 마쳐야 한다는 점이다. BC카드는 지난 2021년 케이뱅크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4250억원의 거금을 투입한 바 있다. 또한 유상증자의 흥행을 위해 MBK파트너스·새마을금고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기업들에게 동반매각청구권까지 부여한 바 있다.
동반매각청구권은 지분 가치에 대한 평가와 매수희망자를 찾기 어려운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장치로, 투자자는 보유 지분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 지분까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여 파는 것이 가능하다.
케이뱅크는 연내 IPO를 재추진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사실상 케이뱅크의 마지막 상장 도전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케이뱅크의 높은 몸값은 IPO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앞서 케이뱅크는 두 차례 IPO 추진에서 자사의 몸값을 각각 7조원과 5조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시장에서 책정한 가격과 차이가 커, 케이뱅크는 두 차례 모두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반면 BC카드는 이 같은 내부 분위기 속에서도 AI와 데이터 사업 등 꾸준한 신기술 투자를 통해 수익성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업계의 미래 먹거리를 주도할 기술력을 선점해 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BC카드가 국내에 누적 등록한 특허는 지난달 기준 총 123건으로 2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BC카드는 중국·베트남·인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도 누적 58건의 특허를 출원 및 등록했으며 최근에는 AI와 블록체인의 신기술 관련 특허 선점에 나섰다.
BC카드는 2023년 금융권 최초로 GPT-4 기반 AI투자비서 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개발한 한국 최적화 거대언어모델(LLM)인 'K-금융 특화 AI'를 무상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 AI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개발 단계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금융 언어자료('말뭉치') 180만건을 무상 공개했다.
아울러 BC카드는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데이터브릭스와 협업도 발표했다. BC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방대한 소비 데이터를 데이터브릭스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활용해 △데이터와 AI가 결합된 플랫폼 구축 △신규 비즈니스 구현 및 기술 개발 협력 △AI 관련 외부 사업자 발굴 및 확대 등 업무 범위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BC카드 관계자는 "BC카드는 현재 국내 카드사 중 AI 사업을 적극적으로 선도하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AI 기반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것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BC카드는 데이터 부문에서도 꾸준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BC카드는 지난 2021년부터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데이터 사업 핵심 인허가를 모두 획득했다.
현재 정부의 데이터 사업 관련 핵심 인허가 총 5종이다. 이 중 BC카드는 △기업정보조회업(24.5) △데이터 전문기관(23.7) △개인사업자 신용평가(22.7) △마이데이터 사업자(22.1)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21.10)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데이터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5대 핵심 면허를 모두 보유한 기업은 결제, 연체 등 금융 데이터에 통신, 쇼핑 등 비금융 데이터까지 활용할 수 있어 보다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는 게 BC카드의 설명이다.
BC카드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 350여만개 가맹점과 국내 1·2금융권 및 핀테크 등 40여개 고객사에서 취합되는 데이터 기반으로 데이터 결합·분석 역량이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BC카드는 핵심 데이터 면허들을 기반으로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대안신용평가, 온라인 소상공인 대출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 운영 중이다.
이는 금융 데이터로만 산정됐던 기존 신용등급 평가 방식에 비금융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특장점으로, 금융기관에서의 신뢰도 제고는 물론 고객에게 보다 높은 신용등급 부여도 가능해져 고객들에게 금리인하 등 직접적인 혜택도 가능해 질 것으로 BC카드는 보고 있다.
이 외에도 BC카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금융 빅데이터 플랫폼' 운영사로 선정되어 현재도 민간 및 공공 영역에 데이터를 지속 공급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AI와 데이터 영역의 경우 카드업계의 대표적이 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는 사업인 만큼, 현재 카드업계는 해당 기술 경쟁력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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