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 = 전우용 기자]
아이가 특별한 이유 없이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이를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바로 자한(自汗)과 도한(盜汗)입니다.
자한(自汗)과 도한(盜汗)
자한(自汗): 낮에 활동할 때나 특별한 움직임 없이도 저절로 땀이 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주로 기허(氣虛), 즉 몸의 기운이 부족하여 땀구멍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땀이 새는 것으로 봅니다. 특히 폐기(肺氣)가 약한 아이들에게 자한증이 잘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폐는 피부와 땀샘을 주관하는데, 폐기가 약하면 땀샘이 쉽게 열려 땀이 많이 나게 되는 것이죠. 이런 아이들은 온도 변화에 민감하고 감기나 비염, 아토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한(盜汗): 밤에 잠을 자는 동안 이불이 축축할 정도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를 말합니다. 마치 도둑처럼 몰래 땀을 흘린다는 의미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주로 음허(陰虛), 즉 몸의 진액이나 혈액이 부족하여 허열(虛熱)이 발생하여 생기는 것으로 봅니다. 음이 부족하면 상대적으로 양의 기운이 강해져서 열이 발생하고, 이 열이 땀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특히 심장(心臟)의 기운이 약한 아이들에게 도한이 잘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심장이 약하면 몸속 진액과 열이 잘 순환되지 못하고 상체에 열이 쌓여 수면 중에 땀이 많이 나게 됩니다.
동의보감에서 보는 원인 및 특징
- 소아는 원래 열이 많다: 동의보감에서는 아이들은 원래 열이 많고, 아이들의 모든 병은 열이 뭉쳐서 시작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열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체온 조절 능력 미숙: 현대 의학에서도 아이들은 어른보다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하여 땀을 더 많이 흘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땀샘의 개수는 비슷하지만 체표면적이 작아 단위 면적당 땀샘의 밀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 기체증(氣滯證): 잘 때 머리에 열이 뭉쳐 땀을 흘리는 것은 상초(上焦) 기체증(氣滯證)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의 순환에 문제가 생겨 상체 쪽에 열이 뭉쳐있다는 의미입니다.
- 신허(腎虛) 또는 신열(腎熱): 잠들 때 땀을 많이 흘리는 도한증은 콩팥(신장)에서 나는 땀으로 보기도 합니다. 콩팥이 허하거나 콩팥에 열이 있으면 도한증이 생길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하면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콩팥에 저장된 '정(精)'이 성장의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 소화기 문제: 너무 이른 이유식 시작 등으로 소화 능력이 약해지거나 장 기능이 저하되어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 변비가 심한 아이들에게도 도한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가 이유 없이 땀을 많이 흘릴 때의 대처
동의보감의 관점에서 아이가 이유 없이 땀을 많이 흘린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기운 보충 및 기혈 순환 개선: 기허로 인한 자한이 의심된다면 기운을 북돋아 주는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음허로 인한 도한의 경우, 부족한 음(진액, 혈액)을 보충하고 몸의 열을 조절하여 기혈 순환을 돕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식단 관리: 소화가 잘되는 음식 위주로 식단을 조절하고, 단 음식이나 군것질은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 생활 습관: 땀을 많이 흘릴 때는 젖은 옷을 제때 갈아입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탈수를 예방해야 합니다.
- 전문가 상담: 땀과 함께 체중 감소, 특정 부위 땀, 열, 두통, 구토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하거나 성장 발달이 또래보다 뒤처지는 경우 등에는 한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홍삼, 인삼 등 삼(蔘) 종류는 열이 많은 아이에게는 오히려 땀을 더 나게 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조언 없이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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