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인도가 ‘디지털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일상이 되고, 결제는 버튼 하나로 끝나는 나라. 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서 K-테크 기업들이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인도의 디지털 경제는 올해 1조 달러(약 1,400조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2016년, 인도 정부가 추진한 디지털 결제 인프라 구축이 결실을 맺은 것. 지금 인도에서는 대부분의 결제가 스마트폰으로 이뤄진다.
대표적인 사례는 UPI(통합결제인터페이스)다. 인도 정부와 NPCI가 공동 개발한 디지털 결제 시스템으로, 스마트폰만 있으면 소액도 수수료 없이 결제 가능하다. 2024년 기준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46% 증가한 1,720억 건, 금액은 2.9조 달러(약 4,000조 원)에 달했다.
2019년 30.8%였던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2024년 71%로 폭증했다. 전자·정보기술부(MeitY)는 디지털 경제가 인도 GDP의 20%(’26년 기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PMJDY(정부 보조금 계좌 시스템)와 Atal Pension Yojana(비정규직 연금) 등 복지 서비스도 전자화되며, 저소득층까지 디지털 금융에 포함되고 있다.
K-핀테크 기업 밸런스히어로는 2019년부터 인도에서 ‘트루밸런스’ 앱을 운영 중이다. 문자, 앱 사용, 연락 빈도 등 무려 12,000여 개의 스마트폰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신용도를 평가하고, 무담보 소액 대출을 제공한다.
이들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2024년 매출 1,442억 원, 영업이익 355억 원. 누적 다운로드 1억 건, 누적 대출액은 13.6억 달러(약 1.9조 원)를 기록했다. 인도중앙은행으로부터 NBFC(비은행 금융회사)와 PPI(선불결제수단) 모두를 인가받은 유일한 해외 기업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게임 분야에서도 K-콘텐츠의 위력은 거세다. 크래프톤이 2021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는 2억 명 이상이 즐기는 ‘국민 게임’이 됐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TV로 생중계된 e스포츠 종목이며, 동시에 2,400만 명이 시청하는 기록도 세웠다.
작년 12월에는 데브시스터즈가 크래프톤과 손잡고 한국형 캐주얼 게임 ‘쿠키런 인디아’를 출시, 현지 구글 플레이 다운로드 상위 5위권에 안착했다.
인도의 게임 이용자 수는 4.5억 명에 달하며, 콘솔·PC 대신 모바일을 선택한 세대가 중심인 만큼, 직관적인 슈팅·캐주얼 장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 역시 인도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난 5월 ‘테크 비즈니스’ 조직을 신설하고, 미래에셋과 공동 조성한 아시아 그로스 펀드를 통해 현지 스타트업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1조 원 규모의 해당 펀드는 인도 배달 앱 1위 ‘조마토(Zomato)’, 전자상거래 플랫폼 ‘빅바스켓(BigBasket)’ 등을 대표 투자처로 보유 중이다.
디지털로 혁신 중인 인도, 그 중심에 K-IT가 있다. 한국 기업들의 스마트한 진출이 앞으로의 디지털 글로벌 패권의 판을 바꿀지도 모른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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