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마트가 쉬어도 고객들은 시장에 가지 않는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기자수첩] 이마트가 쉬어도 고객들은 시장에 가지 않는다

투데이신문 2025-06-16 15:45:47 신고

3줄요약
▲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장 보러 어디로 가세요?” “쿠팡이요” 

최근 유통가는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간편하고 빠르게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에 기반해 온라인 위주의 소비 패턴이 일상화되고 있다. 한때 식재료만큼은 직접 눈으로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식료품조차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2025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식료품을 구매할 때 10명 중 6명은 오프라인 채널을, 4명은 온라인 채널을 주로 이용한다는 답변이 나왔다. 전체 오프라인 채널(61.4%)에서 대형마트는 37.4%, 동네 마트·슈퍼는 19.3%의 비중을 차지했다. 온라인 채널(37%)에서는 쿠팡이 60.2%의 비중을 차지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패턴과 달리 이를 둘러싼 제도와 규제는 여전히 낡은 틀 안에 갇혀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매달 2회 공휴일 의무휴업을 실시해야 했다. 다만 지난해부터는 지방자치단체 재량으로 평일에 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게 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규제 완화 움직임이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공휴일 의무휴업을 유지하자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소비 심리 회복에 따른 매출 반등을 기대했던 유통업계로서는 달갑지 않은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혹시나 중단됐던 규제가 부활하는 것은 아닐지,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유통업계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프라인 유통가의 침체는 결국 기업의 자구 노력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판이다.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소비 패턴에 맞는 전략을 제때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 기업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변화하는 소비 행태에 맞춰 전략을 수립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기업의 기본적인 책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간 지속된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환경이 과연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공정한 조건을 제공했는지 다시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영업시간·휴무일 등의 제약 없이 운영되지만,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여전히 법적으로 공휴일 의무휴업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업계의 자구적인 노력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 규제의 기본 원칙이라면 현행 제도가 그 기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변화에 적응하려는 기업의 노력과는 별개로 이제는 규제의 형평성과 실효성에 대해 다시금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든다. 과연 이 법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보호하겠다는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해 왔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전통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곧바로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온라인 쇼핑으로의 소비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다양한 연구 분석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대형마트의 영업일을 규제하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 소상공인들의 회복을 도울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내수 회복과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내길 바란다. 막연한 규제가 아니라 회복과 상생을 위한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