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문턱이 낮아지면서 카카오페이 주가가 상승세다. 코인 유통과 결제서비스 제공 여력이 부각되면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될 거란 기대감은 커졌다. 이에 따른 영향은 인사와 법 발의 등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아직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과제도 많고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안정화되면서 카카오페이가 최대 수혜주가 될지 주목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바람에 날개 단 카카오페이 주가
카카오페이가 급등주로 떠올랐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대표적인 수혜주로 기대되면서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가 은행권 외 핀테크사도 물망에 오르면서 카카오페이는 역량 측면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유통하고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에서다. 카카오페이의 자본금은 지난 1분기 기준 673억원 규모에 달한다.
또한 카카오그룹은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앱(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 플랫폼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이에 카카오페이가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한달새 105% 오르며 고공행진 중이다. 1주당 가격은 지난달 12일 2만9500원에서 지난 13일 6만500원으로 껑충 뛰었다. 같은 날인 13일에는 최고가 6만4600원을 찍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상한가 6만200원을 보인 이후 6만원대를 넘은 건 처음이다.
국내 도입 초석 마련 시작
이 대통령은 당선과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국내) 시장이 조성돼야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수단을 대체하며 시장에 정착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신임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임명하면서 인사 조치를 시작했다. 김 실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할 중요성을 강조해 왔던 인물이다. 공직에서 물러난 후 가상자산 투자사 해시드의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로 활동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법안도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지난 10일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기업 조건은 대한민국 내 설립된 법인이며 전문 인력과 전산 설비를 갖추고 자기자본이 5억원 이상인 경우다.
자격을 갖춘 기업이라면 금융위원회에 사전 인가를 받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자본 요건은 기존 50억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낮아진 가운데 핀테크 기업을 비롯한 비은행권에게도 기회를 주는 조치로 해석된다.
조심스러운 초기 단계…정착 여부 관건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핀테크사는 아직 발행 업체 유망주로서 받는 기대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기 위해선 거쳐야 할 절차가 많이 남아있어서다. 이제 발의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국회 통과를 거쳐야 하며 이외 자본시장법‧전자금융거래법‧특정금융정보법 등 관련 법령들도 모두 개정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시작 단계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정착될지 또한 지켜봐야 할 문제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뉴욕시립대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2일 블로그 기고문에서 “은행 예금과 스테이블코인의 차이점은 익명성을 가진다는 점”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지니는 경제 목적은 범죄 활동 촉진뿐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을 국내에 도입하는 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 기관이 화폐의 대체재로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마음대로 발행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이 가능해질 경우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며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양하영 기자 hyy@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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