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알츠하이머병' 완벽 감별 물질 발굴

/강남세브란스병원

[폴리뉴스 김시영 기자] 초고령사회의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인 치매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한국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를 시행해 혈액을 이용한 알츠하이머 병리 검출 방법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16일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조한나 신경과 교수는 UCSF(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메모리 및 에이징 센터(Memory and Aging Center) 교수팀과 국제 공동연구팀을 결성해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들이 보이는 임상 모습을 관찰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교수팀에 따르면 치매는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알츠하이머병을 필두로 다양한 원인 질환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며 각기 다른 임상 양상과 병리적 기전을 지닌다. 임상 증상 만으론 구별이 어렵고 여러 발병 원인이 혼재되었기에 적용할 수 있는 진단 도구에는 제약이 많았다. PET 스캔, 뇌척수액 검사, MRI 촬영 등이 진단 도구로 활용되어왔으나 각기 제약사항을 지니고 있었다.

교수팀은 최근 알츠하이머병 핵심 병리 기전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생체 지표인 p-tau217 p-tau217 물질의 유용성과 더불어 전두측두엽 치매(FTLD) 검사 지표로도 활용 가능성을 보유했는지 살피고자 연구에 돌입했다. 지난 2008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UCSF 메모리 및 에이징 센터에서 임상 평가를 받고 사후 뇌 조직을 기증한 총 349명(남성 55%, 사망 시 평균 72세)을 연구 대상 집단으로 삼았다. 이는 뇌 병리 확정 코호트와 혈액 데이터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구 결과, 사후에 측정된 혈액검사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이 지닌 p-tau217 농도(평균 0.28 pg/mL)가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평균 0.10 pg/mL)보다 혈액 내 농도 보다 크게 높았다.(P< .05). 알츠하이머병이 동반된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가 보인 p-tau217 농도(평균 0.19 pg/mL)도 알츠하이머병이 없는 경우(평균 0.07 pg/mL)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혈액 속 p-tau217 물질은 알츠하이머병 신경병리를 진단함에 매우 우수하다는게 교수팀의 결론이다. 특히 전형적인 알츠하이머 집단에서는 0.98에 달하는 정확도(AUC)를 보였고 알츠하이머병 집단이 아니라도 0.89의 비교적 정확한 성능을 유지했다고 교수팀은 강조했다. 반면 바이오마커로 기대를 모았던 NfL과 GFAP는 알츠하이머병 진단 정확도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다.

교수팀은 전측두엽 치매로 진단된 환자군 중 약 23%는 알츠하이머 병리를 함께 보유한 것도 밝혀냈다. 두 가지 치매 형태가 동반된 경우 인지 기능 검사 점수(MMSE)를 포함한 기억력, 실행 기능, 시공간 능력 등 인지 영역 전반에 걸쳐 더 나쁜 수행 정도를 나타냈다. 또 뇌 뒤쪽 피질 위축이 심하게 나타나는 현상도 함께 보고했다.

조한나 교수는 "혈액 기반 p-tau217 물질이 다양한 치매 환자군에서 알츠하이머 병리를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연구 성과가 매우 높다"며 "향후 정확한 감별진단, 치료제 선택, 예후 예측 등에 p-tau217 물질이 핵심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나라 치매 진단과 연구 환경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뿐 아니라 향후 혈액을 기반으로 치매 조기진단과 치료 대상자 선별 표준 정립에 세계 최정상 그룹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에 큰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한편 논문은 신경과학 분야 세계 최정상 의학 학술지인 『JAMA Neurology (IF 20.0)』 최신호에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를 사용한 알츠하이머 및 비알츠하이머 임상 증후군에서 알츠하이머 신경병리학 검출」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