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AMD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플랫폼에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을 공식 공급, 기술 신뢰도 회복과 글로벌 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간 엔비디아 품질 인증 지연으로 부진했던 삼성전자 HBM 사업에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
AMD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AI 어드밴싱 2025’ 행사에서 신형 AI 가속기 ‘인스팅트(Instinct) MI350X·MI355X’에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HBM3E 12단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AMD가 삼성전자의 HBM 공급 사실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I350 시리즈는 기존 제품 대비 추론 성능이 최대 35% 향상된 차세대 제품이다. GPU당 288GB HBM이 탑재되며 8개 GPU 기준 최대 2.3TB까지 구성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2분기 중 HBM3E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AMD 공급을 계기로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 확대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조상연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은 “AI와 고성능 컴퓨팅(HPC)에 적합한 대역폭과 용량을 제공하는 제품”이라며 “AMD와의 협력을 통해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4 공급도 준비 중이다. AMD가 2026년 출시 예정인 MI400 시리즈는 최대 432GB 메모리와 초당 19.6TB 대역폭을 제공,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앞선 6세대(1c) 10나노급 공정으로 HBM4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HBM 기술 주도권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고객사에 공급, 마이크론도 샘플 출하를 완료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6.9%로 1위, 삼성전자가 34.4%로 2위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번 AMD 공급 성과가 삼성전자의 기술 신뢰도 회복과 하반기 메모리 실적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한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라 HBM 경쟁이 본격화하며 주요 기업들의 기술·공급 전략이 시장 판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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