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이재명 정부의 거대여당에 맞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최종 대진표가 3파전으로 확정됐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오후 5시까지 후보 등록을 받은 결과 송언석·이헌승·김성원 의원(이상 기호순·추첨배정)이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친윤계 영남권 3선 송언석(경북 김천) 의원과 친한계인 수도권 3선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의 양자 대결로 좁혀지는 분위기였다가 4선의 이헌승(부산 부산 진구을) 의원이 뒤늦게 출사표를 던지면서 최종적으로 3파전이 됐다.
TK를 기반으로 한 송 의원이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후보 등록일 막바지에 이 의원이 등장했다. 이 의원은 4선의 영남권 중진이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평을 얻는 인물이다.
민주당의 원내대표 선출은 권리당원의 표심이 20% 반영됐지만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는 일반 유권자가 아닌 당 소속 의원들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이 의원이 출마를 선택함에 따라 영남권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개혁 성향의 의원들의 선택도 변수로 등장해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결과 예측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 후보 모두 '계파 대리전'에는 선을 긋고 당의 화합을 강조하며 민주당에 맞서 싸울 적임자임을 자신하고 있다.
대선 패배·당 갈등에 '쇄신·통합' 강조하며 한목소리
세 명의 후보들은 6·3 대선 패배 이후 불거진 계파 갈등과 개혁안의 수용여부, 탄핵 반대 당론 철회 등을 두고 벌어진 당의 내홍을 의식한 듯 '통합과 쇄신'을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김성원 의원은 14일 오전 첫 주자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발로 뛰는 일밖에 안 남았다"며 "흩어진 민심을 다시 모으고 미래를 향한 통합과 쇄신의 길, 그 길의 시작에 김성원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늘(15일) 영남권과 충청에서 의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할 계획으로 "새벽 첫차로 부산에 내려와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부산 경남 의원님들께 지지를 간곡히 호소 드리고, 15일에는 대구 경북 충청을 찾아 마지막까지 한 분 한 분께 쇄신과 통합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송언석 의원도 오전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념과 생각의 차이를 넘어 변화와 쇄신을 위한 통합과 신뢰의 리더십을 실현하겠다"며 "힘을 하나로 모아 당의 변화와 쇄신을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뜻이 다르다고 외면하거나 배제하지 않고 치열한 토론과 지속적 논의를 통해 당의 총의를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책 전문 정당으로 거듭나는데 제 모든 열정과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수도권 의원님들과 대구, 경북, 부산 의원님들을 찾아뵙고 당의 통합과 쇄신을 위한 말씀을 경청할 예정"이라며 "소수 야당이라는 엄혹한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지혜롭고 단단한 선배 동료 의원들"이라고 강조했다.
이헌승 의원은 14일 오후 제일 마지막으로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오랜 고민 끝에 책임 있는 4선 중진으로서 중도형 통합과 쇄신으로 당을 살려내는 데 앞장서 뛰고자 한다"며 "국민만 보고 가겠다, 당을 구해내야 한다는 충정심 하나만으로 도전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어느 때보다 당이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계파 간 분열로 자칫 분당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지도 모른다"며 "무엇보다 통합이 우선이다, 당내 계파를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재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우리 당이 분열이냐 통합이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갈림길"이라며 "당 안팎으로 통합과 협상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고, 어려운 때일수록 당의 중진이 앞장서서 해결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주말 전체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영남 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호1번 송언석…숙의형 정책 "정책으로 싸우고, 통합으로 승리"
추첨에 따라 기호 1번을 배정 받은 송언석 의원은 숙의형 정책을 중심으로 한 정당 모델을 제시했다. 송 의원은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조정본부장을 맡았지만 다른 대구경북(TK) 의원들보다는 비교적 친윤 색채가 옅어 범 친윤으로 분류된다.
송 의원은 공약으로 국민 경청 의원총회 연속 개최와 탕평인사, 적재적소 인사, 이재명 정부 감시 및 대안 제시를 위한 그림자 내각 설치, 국회 상임위원회와 정책위원회, 지방의회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작동하는 정책 네트워크'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어 다른 정당과 단체, 학계 등과 함께하는 '오월동주 연합 전선' 추진 등도 공약으로 내놨다.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의 송 의원은 대선 실패 상황을 인식하고 정책을 기반으로 한 쇄신안을 제시하고 당 내 목소리를 듣고 생각해 결정을 내리는 '숙의형' 정당을 구조화하고 탕평인사, 경청 의원총회 등 'Shadow Cabinet 및 정책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밝혔다.
그는 부처별 대응체계와 지방의회 연계 정책 등을 기반으로 한 통합형 정치를 재차 강조했다.
기호2번 이헌승…계파 청산·중립 강조, '합리적이고 강한 보수'
기호 2번을 배정 받은 이헌승 의원은 당의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 중립을 강조하며 통합과 쇄신안을 제시, 이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무성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의 이 의원은 계파색이 옅다는 평을 얻는 인물로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자유한국당 전략기획부총장과 대표의 비서실장 등을 거쳐 국민의힘 전당대회 의장을 맡는 등 당 내 주요 직책을 맡았다.
이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중도를 통합한 인사와 대선 패배의 원인을 평가할 '대선 평가 TF'를 구성하는 등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위기 상황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특히 상향식 공천과 영수회담·여야정 협의체 등을 추진해 이재명 정부의 민주당과 협상 가능한 선명야당을 기치로 삼겠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청년위원회를 강화하고 당내 보좌진들의 의견을 듣고 소통할 수 있는 보좌진 의견 창구 구축 등 '조직 중심의 중진형 문체'와 '줄서지 않고 국민과 함께' 하는 '중립 계파'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14일 서면으로 배포한 출마 선언에서도 "당이 위기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즉생의 각오로 당의 통합과 쇄신에 앞장서고자 한다"며 "모두의 원내대표로서, 합리적이고 강한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호3번 김성원…실용적 쇄신 강조 "국민의 뜻으로 쇄신"
친한동훈계인 기호 3번의 김성원 의원은 대선 패배의 원인을 진단하고 수도권 민심을 수용해 당 내 민주주의를 복원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 내 논란이 되고 있는 '계파 탈피'를 선언하고 강경 견제와 실용 협치를 병행하는 정책으로 수도권 중심의 민심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진단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민심을 기치로 삼았다.
국회의원 정무보좌관 출신의 김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경선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지원했다.
김 의원은 "무엇보다도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앞으로 1년 동안 뼈를 깎는 노력으로 승리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며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당내 민주주의 안착으로, 당내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정당 문화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를 진행한다. 선거 당일 후보들의 정견 발표와 후보자 합동 토론회를 진행한 후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고 투표를 실시해 최종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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