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이 좀 좋은 친구라면, 아마 박근혜 정권 후반부에 국정 역사 교과서로 꽤 시끄러웠던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정부는 '혼이 비정상'이라며 국정 교과서 추진 의지를 강하게 밝혔고, 반대파는 효도 교과서라고 비꼬며 국정 교과서를 반대했었지요.
검정 교과서들이었던걸 국정 교과서로 획일화한단 것 자체로도 시끄러웠지마는 박통 잘한건 서술 늘리고 나쁜짓 한건 서술 줄이는 등, 내용적으로도 꽤나 문제가 되었더랬죠.
뭐 결국, 탄핵과 함께 해프닝처럼 사라진 이야기였습니다만...
헌데 영국에도 비슷한 일화가 있으니, 한번 소개드리자면 -
때는 2012~2013년.
데이비드 캐머런은 당대의 영국의 다문화주의 교육을 봄버맨 양성 교육 정도로 취급하며 경멸했습니다.
그는 대신, 영국사는 곧 백인단일문화로 이해되는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습죠. 아, 그리고 잉글랜드 중심주의도요.
그리하여 잉글랜드 중심적이고 사실나열•암기 중심적인 새 교과서를 - 정확히는 그 교과서의 초안을 짰습니다.
그러나 공개되자마자 역사학계와 역사교육계는 동시에 반발했습니다. 너무 민족주의적인 내용도 내용이고, 초안 짜는 과정도 그 포악한 대처보다 폐쇄적이었다... 라는게 주된 반발 사유였죠.
실제로 대처 시절보다 비밀스럽고 통제적으로 진행된게 맞기도 했고요.
쉴드 쳐주는 사학자가 없는건 아니었으나, 수꼴 국뽕 제국주의 쉴더 니얼 퍼거슨이 낀걸 보면 알겠지만 뭐 딱히 도움은 안됐고...
뭣보다 여조 돌려보니 역사 교사들의 반발이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냥 거의 모두가 캐머런 교과서(초안)을 싫어했어요.
그래서 결국,
'캐머런 교과서 개정'은 사실상 실패. 국뽕 좀 빠지고 영국의 잉글랜드 외 구성원들의 역사도 공평히 가르치는 교과서로 가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캐머런이 잡은 교과서 초안은 이렇습니다 :
그리고 저 교과서 초안이 반발에 부딪힌 후 실제로 만들어진 교과서는 이러한데,
흠.
그러니까 한국의 역사 교과서는, 국정이 아니라 검정본이더라도, 영국에 비슷하게 도입하려면 경을 칠 교과서였다는 것이군요.
묘하다 묘햐
20세기 말, 21세기 초 영국 보수당의 역사교육정책과 역사전쟁, 김중락 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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