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노후에 항온항습기 옮기며 마감도 엉망…2명 경고·주의 조치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지난해 7월 고용24 등 디지털 고용서비스가 마비된 것은 데이터센터 누수가 원인이라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한국고용정보원 감사실의 '고용정보시스템 장애 사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데이터센터 누수의 직접 원인은 관리·감독 소홀과 노후화한 시설에 대한 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용24를 운영하는 고용정보원은 당시 혹서기로 인한 온도 상승 지역의 냉방을 관리하고자 항온항습기를 이동 설치하는 과정에서 시공업체가 철거된 항온항습기 쪽 배관 말단의 마감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누수가 발생했다.
고용정보원 업무 담당자가 기존 항온항습기 구역 마감 처리를 요청했으나 현장대리인 및 작업자들이 확인하지 않고 마감이 정상이라고 보고했고, 이 때문에 최종 책임 과실 비율이 시공업체에 상당 부분 있다고 감사실은 판단했다.
게다가 업무 담당자도 작업이 완전히 종료되기 전 몸이 불편하다는 사유로 조퇴하고 병원에 간 터라 관리·감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감사실은 아울러 지난해 상반기 업무 담당자가 데이터센터 기반 시설의 과거 고장 이력을 분석해 수선 계획을 마련했지만 예산 등의 이유로 (장비 등이) 전량 교체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항온항습기는 2014년 9월 도입돼 내용연수 9년(2023년 8월)이 지났으며 이미 잦은 고장이 발생하던 상태였다.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누수감지기도 작동하지 않았는데 이 또한 10년이 지나 노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실은 "고용정보원 국가고용전산시스템은 국가핵심기반시설 및 주요 통신기반시설, 데이터센터 기반 시설로 지정됐으나 이런 기반 시설의 운영이나 관리에 필요한 규정·지침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운영에 필요한 규정이나 지침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 2명에 대해서는 경고와 주의 조치가 요구됐고,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지침·규정 마련 및 시설 교체를 위한 예산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앞서 지난해 7월 18일 고용24, 워크넷, 고용보험 등을 비롯한 정부의 고용취업 사이트가 2시간반 가량 일제히 먹통이 돼 국민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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