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패권 전쟁이 심화하며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산업 혁신 동력을 책임지는 중견·중소·스타트업·벤처기업은 한국 산업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요소다. 불확실성이 팽배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국내 산업 혁신 지표를 형성하고 경제 역동성 엔진 역할을 하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리스크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을 표방하는 클래스101이 창사 이래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헀다. 지난해 크리에이터 홈 서비스 중심 전략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클래스101은 올해 매출 50% 신장을 목표로 유니콘 기업으로의 도약 채비를 마쳤다.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클래스101은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도록'이라는 비전 아래 등장했다. 2022년 구독 서비스 '클래스101+'로 전환 후 5900여개 강의, 누적 크리에이터 13만명, 누적 수강생 230만명 이상을 확보하며 '온라인 클래스계의 넷플릭스'로 불린다.
클래스101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 창업 '페달링'이 모태다. 과외 시장 한계로 사업 전환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관점에서 시작한다'는 핵심 가치(Customer first)가 정립됐고 시장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Product Market Fit)을 찾아내는 발판이 됐다.
클래스101의 초기 성공은 '준비물까지 챙겨주는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이라는 차별점에서 출발했다. 필요한 재료 키트 배송으로 수강생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진입 장벽을 해소했다. 크라우드 펀딩 모델 도입으로 수요 검증 후 강의를 제작, PMF를 빠르게 찾아냈다.
클래스101이 개별 판매에서 '클래스101+' 구독 서비스로 전환한 것은 고객 유입 허들 완화, 강의 수명 증대, 글로벌 진출 준비, 치열한 경쟁 환경 대응을 위해서였다. 강사 몸값 하락 우려와 콘텐츠 부족으로 인한 이탈 리스크도 내포한 것으로 분석했다. 클래스101은 번역 기능을 도입하며 글로벌 확장 기반을 마련했다.
온라인 클래스 시장에는 하비풀, 솜씨당, 탈잉, 패스트캠퍼스 등 국내 경쟁사와 유데미, 코세라 등 글로벌 경쟁사가 존재한다. 클래스101은 구독 모델 전환과 글로벌 통합 플랫폼 구축을 통해 시장 지배력 유지 및 성장 동력 확보를 꾀한다. 방대한 콘텐츠 수와 글로벌 원 플랫폼 전략이 핵심 경쟁력이다.
클래스101은 2019년 120억원, 2021년 3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투자 한파와 대규모 적자로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2022년 영업손실은 290억원에 달한다.
클래스101은 이후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10월 150억원, 올해 2월 35억원 추가 투자를 유치를 통해 누적 투자 유치 825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엔 창사 이래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39억원, 순이익은 18억원이다. 올해도 1분기 매출액 127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 전망을 높였다.
2023년 325억원에서 2024년 매출이 30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비용을 2023년 556억원에서 2024년 270억원으로 51% 대폭 절감한 것이 흑자 전환으로 이어졌다. 임직원을 360명에서 100명 이하로 대규모 구조조정한 것과 마케팅 효율화의 성과로 분석된다. 단 흑자 전환이 비용 절감에 크게 의존한 만큼 장기 성장을 위해 새로운 매출원 창출이 필수적이다.
클래스101은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현재 성장 기조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우선 에듀테크 시장의 AI 열풍에 맞춰 AI 크리에이터를 도입한 클래스를 론칭했다. AI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제작 비용을 절감하고 속도를 높이며 AI 기반 맞춤형 강의 추천 서비스로 구독자 학습 동기 유지 및 콘텐츠 노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 대상 구독 서비스(B2B) 확대도 추진한다. 5300개 이상 클래스로 임직원 교육 및 복지 솔루션을 제공하며 GS샵, 카카오페이 등에서 높은 만족도를 얻었다. B2C 시장 경쟁 심화와 사용자 감소 추이 속에서 B2B 시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과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제공한다.
글로벌 시장 확장 또한 핵심 동력이다. 클래스101은 미국, 일본 등 120여개국에 진출했으며 약 20만명의 글로벌 가입자를 확보했다. '클래스101+'를 '글로벌 원 플랫폼'으로 통합해 전 세계 약 13만 크리에이터와 4000여개 이상 글로벌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K 콘텐츠의 글로벌 파워를 입증하는 한국 인기 크리에이터 클래스 성공 사례는 AI 자동 번역 기능 도입이 큰 역할을 했다.
콘텐츠 스펙트럼 확장 계획도 구체적이다. 코드쿤스트, 표창원 등과 함께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개인 최적화된 모듈화 클래스, 오디오북 및 명사 초청 시리즈 다변화 등을 추진한다.
클래스101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있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우선 사용자 수 및 관심도 감소 추이가 심각하다. 모바일인덱스 및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량 분석 결과 클래스101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우하향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22년 7월 114만명이었던 월 사용자 수는 2025년 4월 67만명으로 급감했으며 구독 전환 이후 결제액이 줄어들거나 기존 결제자 이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지표로 나타났다.
사용자 수 및 관심도 감소는 플랫폼 성장세 둔화와 직결되는 가장 큰 리스크다. 엔데믹 전환으로 인한 온라인 학습 수요 감소, 경쟁 심화, 구독 모델 전환 과정에서의 크리에이터 이탈 및 콘텐츠 부족 등의 복합적인 요인에서 기인할 수 있다.
흑자 전환이 비용 효율화에 크게 의존한 만큼 사용자 감소가 지속된다면 매출액 자체가 줄어들어 장기적인 재무 건전성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 이탈을 막고 신규 유입을 늘리기 위한 AI 기반 맞춤형 추천, B2B 확장,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등의 성공 여부가 향후 클래스101 성장세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에이터 이탈 방지 및 수익 배분 모델 과제도 시급하다. 구독 모델 전환 후 강사들의 몸값 하락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으며 일부 크리에이터는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클래스101 영상팀이 콘텐츠 제작에 관여하는 정도에 따라 크리에이터와의 수익 배분 비율이 달라진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클래스101 핵심 자산은 크리에이터와 그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다. 구독 모델 전환이 수강생에게는 이득이었지만 크리에이터에게는 '몸값 하락'과 '수익 감소'라는 우려를 안겨준 셈이다. 이는 크리에이터 이탈로 이어져 플랫폼 콘텐츠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따라서 크리에이터 홈 기능 고도화, 굿즈 판매 등 다양한 수익화 기회 마련, AI 추천 시스템을 통한 콘텐츠 노출 지원 등은 크리에이터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탈을 방지하며 플랫폼과 크리에이터가 함께 성장하는 상생 모델을 재정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볼 수 있다.
콘텐츠 품질 관리 및 일관성 유지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일부 강의 구성과 진도가 일관성이 없거나 설명이 불명확해 학습 효과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클래스101은 크리에이터가 클래스101 기준에 맞춰 클래스를 만들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제작된 클래스 품질을 검증하며 피드백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구독 모델로 전환하며 방대한 콘텐츠 수가 강점으로 부각됐지만 이는 동시에 콘텐츠 품질 편차라는 리스크를 동반한다.
또한 AI 기반 추천 시스템이 고도화될수록 양질의 콘텐츠가 사용자에게 더 잘 노출될 것이므로 콘텐츠 품질 관리는 더욱 중요해진다. 많은 강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각 강의의 학습 효과와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체계적인 품질 관리 시스템과 크리에이터 온보딩 과정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는 플랫폼 신뢰도를 유지하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다.
구조조정 이후 인력 운영 및 재무 건전성 유지 전략도 관건이다. 클래스101은 2022년부터 대규모 적자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2023년 두 차례의 구조조정을 단행, 임직원 수를 대폭 줄이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2024년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조직 내부 사기 저하와 핵심 인력 이탈 가능성이라는 그림자를 남겼다. 비용 효율화에만 집중하기보다 확보된 자원을 미래 성장 동력에 재투자해 '수익성 있는 성장'을 증명해야 힐 때다.
ESG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뼈아픈 지적이다. 클래스101은 기업의 웰니스 복지 지원이 중요한 ESG 경영 지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는 주로 내부 직원 복지(S) 측면에 국한되며 환경(E) 및 지배구조(G) 측면에서의 구체적인 노력과 성과를 명확히 제시하는 ESG 보고서 발행 등 보다 적극적인 대외 소통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ESG 달성 여부를 중요한 투자 결정 기준으로 삼는 추세 를 고려할 때 이는 기업의 장기적 가치와 투자 매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준비물 키트와 크라우드 펀딩으로 온라인 클래스 시장을 개척했으며 구독 모델 전환과 강도 높은 비용 효율화로 재무적 위기를 극복하고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클래스101이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비용 효율화를 넘어선 수익성 있는 성장을 지속적으로 증명한다면 글로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내부 역량 강화와 함께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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