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이형주 기자 = '한국 역대 최고의 야수' 추신수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이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SSG 랜더스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2-4로 패배했다.
이날 SSG에서 뛰며 지난 2022년 우승을 견인했던 추신수 보좌역의 은퇴 행사가 펼쳐졌다.
추신수 보좌역은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1년 시애틀과 계약하며 미국에 직행했다. 이후 마이너리그를 거쳐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ML) 데뷔에 성공했다.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치며 MLB에서 16시즌을 뛰었다.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961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824의 성적을 거뒀다. 성적을 놓고 볼 때 한국 역대 최고에 손색 없다는 평가다.
이후 추신수 보좌역은 2021년 SSG와 계약하며 전격 KBO리그행을 택했다. 추신수 보좌역은 KBO리그에서 뛴 4시즌 동안 통산 439경기에서 타율 0.263 54홈런 235타점 51도루 266득점에 OPS 0.812의 성적을 남겼다.
당초 추신수의 은퇴식은 2024시즌이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당 시즌 SSG가 치열한 플레이오프 경쟁에 따라 1년 미뤄졌다. 은퇴는 그의 친정인 SSG와 그의 고향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 간의 경기를 앞두고 치러졌다.
이날 경기 전 추신수 보좌역이 시포를 맡아 시구자로 나선 아내 하원미씨의 공을 받았다. 딸 추소희 양이 시타자로 나섰다.
14일 '뉴시스'에 따르면 추신수 보좌역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아내의 시구가 은퇴식보다 긴장된다. 22년을 야구 선수 남편으로 살았으면 어느정도 따라해야하는데 운동 신경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하원미씨가 던진 공은 비록 원바운드 됐지만, 크게 벗어나지 않고 추신수 보좌역에게로 향했다.
이날 경기에서 SSG 선수단은 모두 추신수 보좌역의 선수 시절 등번호와 그의 영문 성인 'CHOO'를 달고 경기에 임했다. 경기 종료 후 본격적인 은퇴 행사가 시작됐다.
경기가 끝난 뒤 'AND&END CHOO'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은퇴식은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던 선후배, 동료들의 응원 메시지 영상으로 문을 열었다.
SSG 좌완 에이스 김광현은 "미국, 한국 최고의 야구 선수로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 제2의 인생도 응원하겠다. 옆에서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KBO리그 통산 홈런왕인 SSG 간판 타자 최정은 "한국 최고의 야구 선수와 같은 팀에서 뛰어 영광이었다. 옆에서 많이 배웠다"며 "신수 형의 새로운 시작도 축하한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꿈을 키운 '죽마고우' 이대호(전 롯데)는 "많은 분께 축하받으며 은퇴하는 모습이 친구로서 가슴 벅차고, 행복하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고, 고생 많았다. 이제 다 잊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함께 누볐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대단한 선배였고, 신수 형과 맞대결하는 날은 뜻깊은 하루였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신수 형과 맞대결을 할 수 있었다. 미국, 한국에서의 맞대결은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을 만큼 나에게는 최고의 장면이었다"라고 추억했다.
1982년생 동갑내기 오승환(전 메이저리거, 현 삼성 라이온즈)은 "추신수가 오랜 시간 노력을 통해 한국 야구 팬, 동료, 선후배들에게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쉽지 않은 길을 걸었고, 큰 업적을 남겼다"고 박수를 보냈다.
텍사스 시절 한솥밥을 먹은 아드리안 벨트레는 "가장 친한 친구인 추신수는 처음 본 순간부터 노력도 많이 하고, 열정적인 선수라 성공할 것이라 믿었다. 추신수와 마지막에 같이 뛰었고, 나에게 영광이었다. 추신수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콜 해멀스는 "자신의 조국을 떠나 MLB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모습에 존경심을 느꼈다. 추신수는 위대한 선수였고, 좋은 동료였다. 그가 가족과 팀원에 보여준 사랑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은 축복이었다. 사랑하는 조국에 돌아와 커리어의 마지막을 보낸 것은 추신수의 야구에 대한 사랑을 그대로 보여주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리그(MLB)에서 16시즌, KBO리그에서 4시즌을 뛴 추신수 보좌역의 선수 인생을 돌아보는 은퇴 기념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이 마무리된 후 선물 전달식이 진행됐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은퇴 기념 순금 명함을 선물했고, 김재섭 SSG 구단 대표이사와 김재현 SSG 단장이 각각 기념 트로피와 동판액자를 안겼다. 이숭용 SSG 감독은 유니폼 액자를, 주장 김광현은 랜더스 시절 사진을 모아 만든 기념앨범을 전달했다.
홈부터 1루와 2루, 3루를 거쳐 다시 홈으로 돌아오며 추신수 보좌역의 발자취를 기념하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1루에는 장남 무빈 군이, 2루에는 차남 건우 군이, 3루에는 딸 소희 양이 각각 섰다. 홈에는 그의 마지막 팀이었던 SSG 백 월과 함께 아내 하원미씨가 대기했다. 추신수는 가족들과 포옹을 나누면서 그라운드를 돌았다.
마지막으로 은퇴사를 읽을 때는 눈물을 쏟기도 했다. 추신수는 "좋아하는 야구, 사랑하는 야구를 평생할 줄 알았고, 이런 날이 올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2022시즌을 마친 뒤 친구 (이)대호가 은퇴하는 것을 보며 나에게도 곧 그런 순간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며 "은퇴사를 쓰다가 팬들 앞에서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휴지통에 버렸다. 솔직한 마음을 전하겠다"ㄹ라며 운을 뗐다.
추신수 보좌역은 고향 롯데 팬들을 향해 "어렸을 때 사직구장에서 롯데의 야구를 봤던 아이였다. 어떻게 보면 추신수라는 사람, 선수의 시작점이 사직구장이었다. 비록 사직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지 못했지만, 롯데 팬들의 응원은 어느 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인사했다.
이어 SSG 팬들에게 "랜더스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미국에서 21년을 살다 온 이방인이었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도 그럴까봐 걱정했다. 하지만 가족처럼 반겨주셨다. 많은 지지를 받아 감사했다. 야구 선수를 끝내는 순간 좋은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추신수 보좌역은 "아빠 없이 건강하고 멋지게 커 준 우리 아이들에게 고맙다.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쉽지 않다. 항상 저에게 힘이 되어주고, 같은 자리에 있어준 아내에게 고맙다. 지금의 저를 아내와 함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야구 선수는 끝났으니 같이 행복해으면 한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구단에 대해 "야구 선수로서 열정은 이제 하나도 남지 않았지만, 또 다른 열정이 피어나고 있다. 우리 랜더스 선수들을 돕는 것이다. 우리 팀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후배들이 일어나지 않은 일에 걱정하지 말고, 그라운드에 섰을 때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플레이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신수 보좌역은 선수단에게 받은 헹가레를 끝으로 은퇴 행사를 마무리했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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