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대구] 김희준 기자= 김병수 감독 아래서 새로 태어날 채비를 마친 이찬동이 '병수볼' 첫 경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대구FC는 이번 시즌 첫 2경기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이후 14경기에서 1승 2무 11패로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치고 올라가는 듯했던 리그 순위도 최하위까지 처졌다. 대구는 박창현 감독과 작별인사를 한 뒤 새 감독 선임에 공을 들였다. 섣불리 감독을 선임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남은 시즌을 온전히 맡길 지도자를 물색했다. 그 결과 K리그에서 색채 있는 축구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김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지난 1일 치른 광주FC와 첫 경기 전까지 줄곧 살아남는 축구를 할 거라 이야기했고, 실제로 광주전에도 대구가 익숙한 스리백으로 나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그러나 이전보다 조직적인 전방압박과 달라진 라마스, 에드가 활용법 등 이른바 '병수볼'의 색채가 묻어나는 요소도 있었다.
이찬동 활용도 그 예 중 하나였다. 이찬동은 대구에서 미드필더를 주로 소화했는데, 이날은 스리백의 중앙에서 수비를 조율하고 터프하게 광주 공격을 방어하는 역할을 맡았다. 공격 시에는 중원 싸움에 가담해 수적 우위를 점하고자 했다. 태국 촌부리FC에서 이미 센터백을 해본 경험이 있어 이찬동에게 불편한 자리는 아니었고, 이날 무승부에 일정 부분 공헌했다. 김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밖에서 볼 때는 버릇없을 줄 알았는데 굉장히 인성이 좋더라. 팀에 대한 희생도 돋보였다"라며 이찬동의 전술 이해도와 헌신을 칭찬했다.
이찬동은 이날 무승부를 거둔 것이 김 감독의 공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감독님께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답을 많이 알려주셨다. 상황마다 '이럴 땐 어떻게 해라' 하는 옵션을 많이 주셨다. 선수들도 알려주신 정답대로 하니까 오늘 플레이가 괜찮았다. 비기긴 했지만 이렇게 하다 보면 승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내게는 수비들이 빌드업할 때나 상대 압박이 올 때, 수비할 때 하나하나 상황마다 다 잡아주셨다. 어디로 공을 연결해야 하는지도 가르쳐주시고 플레이하는 법을 많이 알려주셨다"라며 본인도 김 감독에게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이찬동은 경기 전 김 감독과 면담에 대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감독님을 위해 더 잘할 수 있도록 희생하겠다. 특별하게 이야기한 건 없는데 감독님 말씀에 잘 대답하고 여쭤보기도 하고 이래서 좋게 봐주신 것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겸손해했다.
또한 "감독님께서 공격 축구를 하고 싶어하시는 것 같은데 지금 당장 우리가 공격적으로 다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하셔서 차근차근 바꿔나가시지 않을까 싶다"라며 "A매치 휴식기에 팀들 분석하시고 그에 맞게 전술을 짜지 않으실까 싶다"라며 김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현재 대구 분위기에 대해 "확실히 오늘 경기를 하다 보니 감독님께서 알려주신 정답처럼 선수들이 움직임 같은 걸 가져가려 하니까 팀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라며 대구가 변화에 성공해 잔류를 거머쥐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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