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올해 들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른바 ‘Sell America’(미국 자산 매도) 현상이 본격화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유럽과 일본으로 이동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불확실성이 커진 미국 시장은 투자 매력도가 크게 낮아졌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는 미국 대표지수인 S&P 500이 유럽과 아시아 지수에 비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 국채 및 달러화의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수년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미 국채 수익률은 가격 하락으로 인해 급등 중이다.
반면 유럽은 최근 국가 재정지출 확대와 정책 협력 분위기로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독일은 국방 및 인프라 투자 확대를 선언하며 다년간의 긴축재정에서 벗어나고 있다. 유럽 각국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 완화 노력에도 나서며, 시장은 이를 정책 안정성과 성장 기대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STOXX 600 지수는 연초 대비 8%, 독일 DAX는 20%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했다. 블랙스톤은 향후 10년간 유럽에 최소 5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
1990년대 자산 버블 붕괴 이후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에 시달린 일본 경제도 최근 구조적인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2022년 4월 이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상회하며 유지되고 있고, 2025년 5월에는 핵심 소비자물가지수가 3.6%를 기록했다. 이는 임금 인상과 소비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에는 4월 한 달간 8.2조 엔(약 530억 달러) 규모의 해외자금 유입이 이뤄졌으며,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니케이225 지수는 2023년에 30%, 2024년에도 20% 상승했다.
또한, 워렌 버핏의 일본 종합상사 투자, 기업 지배구조 개혁, 약엔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일본 증시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과 무역정책 리스크로 인해 글로벌 자산시장의 축이 미국 중심에서 다극화되고 있다는 점이 뚜렷해졌다.
'Sell America' 트렌드는 단순한 미국 자산 회피가 아닌, 정책, 물가, 구조개혁이라는 3박자를 갖춘 지역으로의 자금 이동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럽과 일본은 ‘침체 탈출’과 ‘새 성장 동력’이라는 키워드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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