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도 이런 그에게 더 큰 친밀감을 느낄 것입니다. 방송과 신문을 통해 보여지던 ‘엄숙한’ 모습의 대통령보다는 한결 가깝게 느껴질 것이니까요.
지난 12일을 기준으로 이 대통령의 SNS 사용 횟수를 살펴 봤습니다. 페이스북에만 3개, 인스타그램에 1개, X(예전 트위터)에 2개입니다. 확실히 과거 대통령보다 플랫폼도 다양하고 올리는 글의 횟수도 많습니다.
각 플랫폼에 실리는 내용도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 수준을 넘어섭니다. 그날 언론을 통해 알려진 브리핑 내용을 좀더 쉽게 풀어 쓴 느낌이 강합니다. 확실히 국민들과의 소통에 무던히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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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대통령은 레거시 미디어의 주목을 받기 전부터 SNS를 썼습니다. 인권변호사 시절 방송사 코멘테이터로 짤막하게 등장은 했지만, ‘유명인 이재명’을 만든 것은 그가 공을 들여 글을 올렸던 SNS였던 것이죠. ‘오늘날의 이재명’을 SNS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한 소통에 진심이었다는 한 일화가 있습니다. 야권과 시민단체 주도로 2014년 광화문 집회가 열렸을 때입니다. 세월호 참사 대책 수습에 미진한 정부·여당을 비판하기 위해 모인 집회였는데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통령은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SNS에 글을 올리고 답변을 했습니다. 그는 야당 의원들에게 “이 안에 (소통의) 진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인 중에서도 SNS의 유용성을 알고 성실하게 이를 활용했던 정치인이었던 것이죠.
이 뿐만 아닙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그는 스마트폰 미디어를 켰습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던 날이었습니다. SNS를 통해 의원들을 소집하는 한편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지지자들과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본인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될지 모르는 그 순간에도 유튜브를 통한 소통에 나선 것이죠.
이런 SNS의 유용성을 잘 알아서일까요? 이 대통령은 레거시 미디어들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비판을 합니다. 언론 특히 대형 신문사와 방송사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정치인들과도 분명 다른 모습입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은 이재명 대통령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공공연하게 드러냅니다. 대놓고 기자 전화를 받지 않는 국회의원도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아마도 SNS가 언론의 대체제로 ‘뚜렷하게’ 자리 잡으면서 생긴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만 해도 그의 유튜브 채널 독자 수는 152만명입니다. 여느 대형 유튜브 채널 못지 않은 구독자 수입니다. 뚜렷한 팬층과 나만의 언로(言路)가 있으니 굳이 언론에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죠. 기자들에게는 슬픈 일일 수 있겠으나 언론의 가치는 더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어쩌면 이재명 대통령의 선출은 ‘모바일’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 수준을 넘어 보편화되어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인터넷 커뮤니티 시대의 서막을 알린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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