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전시현 기자] 화면에 띄운 신분증 사진이나 출력물로 본인 인증을 시도하는 비대면 금융사기가 급증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물 신분증과 사본을 정밀하게 판별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쿠콘은 13일 비전 AI 전문기업 ‘시선AI’와 공동 개발한 ‘비대면 신분증 사본 판별 API’를 공개했다. 이 기술은 신분증 고유의 질감과 반사광 등을 AI가 학습해 실제 신분증인지, 아니면 화면 촬영본이나 출력된 사본인지를 구별해내는 방식이다. 카메라로 찍은 장면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눈으로 보는 것처럼 판별해주는 기술이다.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금융·통신·숙박·모빌리티 등 전 산업에 걸쳐 ‘가짜 신분증’이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화면에 띄운 사진으로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컬러 프린터로 출력한 이미지를 이용해 대포통장을 개설하는 수법이다. 이런 허점을 악용한 신분증 사기는 각종 명의도용, 금융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쿠콘 관계자는 “이번 기술은 신분증의 재질 특성, 빛 반사 패턴, 미세한 시각적 노이즈 등을 AI가 스스로 학습해 위조 여부를 판별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존 광학문자인식(OCR) 기반 시스템으로는 구별이 어려웠던 모니터 촬영본이나 정교하게 인쇄된 사본도 높은 정확도로 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API 형태로 제공돼, 기업들이 기존에 운용하던 인증 시스템에 쉽게 연동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쿠콘은 현재 국내 모든 금융사를 포함한 약 5000여 개 기업에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이 활용 중인 다양한 본인 인증 수단에 이번 기술이 접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도 최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등을 통해 비대면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어 이번 기술이 실효성 있는 대응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은행권과 핀테크 업계는 ‘신규 계좌 개설 시 신분증 사본 촬영이 아닌 실물 확인’을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쿠콘은 이외에도 ▲신분증 사진과 사용자의 실시간 얼굴을 비교해 일치 여부를 판별하는 ‘안면 매칭 API’, ▲PASS·네이버·카카오 간편 인증을 통합한 ‘간편인증서 패키지’ 등을 출시하며 다각적인 본인 인증 솔루션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김종현 쿠콘 대표는 “AI 기반 인증 기술은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서, 금융사기 예방에 실질적인 방어선을 구축하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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