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엔비디아(NVIDIA)의 차세대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5090’을 기반으로 한 초고가 한정판 모델이 등장해 전 세계 하드웨어 마니아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아수스(ASUS)가 출시한 ‘ROG 아스트랄 RTX 5090 다하브(Dhahab) OC 에디션’은 외형에 순금 장식을 더한 중동 한정판 모델로, 현재 일부 판매자에 의해 온라인 마켓에서 최대 2만 유로(약 3,000만 원)에 이르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 특별판은 이름 그대로 실제 금이 적용된 럭셔리 모델로, 총 6.5그램의 999 순도 금이 사용됐다.
여기에 아랍어 서예 문양과 전통적 디자인 요소가 더해져 중동 시장의 취향에 맞춘 고급스러운 외관을 자랑한다.
‘다하브’는 아랍어로 ‘황금’을 의미하며, 이 GPU는 아수스가 중동 시장 전용으로 기획해 공식적으로는 해당 지역에서만 판매된다.
정가 역시 일반 버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은 25,000 디르함(약 6,000유로, 한화 약 870만 원)에 책정돼 있으며, 이마저도 제한 수량 판매로 희소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이베이 등의 사이트에서는 중국 판매자들이 공급망을 통해 입수한 제품을 최대 19,200유로까지 웃돈을 붙여 판매 중이다. 일부 판매자는 13,000유로 수준에 올려놓기도 했다.
기술적으로는 일반 ROG 아스트랄 RTX 5090 OC 모델과 큰 차이는 없지만, 부스트 클럭은 소폭 상승한 2,610MHz로, 레퍼런스 모델 대비 약 8% 높은 수준이다.
실사용에서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차이는 아니지만, 외관과 상징성에서 오는 차별성은 분명하다.
특히 냉각 설계 측면에서도 아수스 최초의 쿼드 팬(Quad-Fan) 구조를 채택해 주목받는다. 전면에 세 개, 후면에 하나의 팬이 배치되어 전체 공기 흐름을 극대화하며, 히트파이프 경로 및 페이즈 체인지 써멀 패드 등 고급 냉각 기술이 집약됐다.
이 그래픽카드를 해외에서 구매할 경우, 19%의 수입세와 추가 관세가 붙어 구매가는 더욱 상승한다.
예컨대 20,000유로(한화 약 2,900만 원)에 구매 시 약 3,800유로(약 550만 원)의 세금이 추가 발생하는 셈이다.
일부 셀러들은 구매자와 함께 세관 신고 가액을 조정하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법적 리스크가 상당한 위험한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다하브 에디션’은 순수한 성능보다도 ‘희소성’과 ‘수집가 가치’에 집중한 초프리미엄 하드웨어로, 럭셔리 IT 기기의 극단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구매자는 실제 활용보다도 소장 목적이 우선될 수밖에 없는 제품이다.
PC 컴포넌트 업계에서는 이처럼 ‘명품화’를 시도하는 하드웨어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애플이 아닌 브랜드들도 고급 소재나 한정판 마케팅을 통해 특정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실제로 중동, 중국 등 고소득층 중심 시장에서 이 같은 제품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동일한 제품에 금만 입혔다는 점에서 성능 대비 효율은 낮지만, 소비자가 지불하는 건 ‘독점적 경험’”이라며 “앞으로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소비재 명품화’ 현상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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