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새 정부가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5대 시중은행들이 개인사업자의 대출 문턱은 높인 반면, 대기업에는 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3월을 제외하고 모두 전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 잔액은 4월 대비 5조740억원 늘면서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이 5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약 1년만이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도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3월을 제외하고 모두 전월 대비 증가했다.
경기악화가 지속되면서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우량 차주인 대기업에 대출을 확대한 것이다. 문제는 경기 침체로 사업 악화를 겪고 있는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은 역성장했다는 점이다.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은 4월을 제외하고 모두 전월 대비 대출 잔액이 감소했다. 4월에도 대출은 2967억원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5월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24조6248억원으로 4월 대비 1390억원 감소했다.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오르면서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한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올해 초부터 개인사업자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올해 1분기 말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71%로 전년 동기 대비 0.17%포인트 상승했고,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은 0.19%포인트 상승한 0.6%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어쩔수 없이 개인사업자의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새 정부가 소상공인을 포함한 개인사업자 대출을 완화하려는 기조와는 어긋난다.
새 정부는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지원을 위해 대출 완화를 고려하고 있으며, 저금리 대환대출 활성화, 폐업 시 대출금 일시상환 유예 요건 완화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또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재명표 배드뱅크 설립을 위해 설립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먼저, 자산관리공사의 새출발기금 운용 현황을 참고해 배드뱅크 운용 방식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2022년 10월 출범한 새출발기금은 소상공인이 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에 대해 원금 감면, 금리 인하, 상환 기간 연장 등을 통해 재기를 지원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새로 설립하는 배드뱅크를 통해 채무조정 신청자들이 규모와 속도 면에서 지원을 보다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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