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새 정부 출범으로 기존보다 강력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고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올해 상반기 실적이 악화된 데다가,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가맹점 또한 아직까지 대형마트와 함께 유통법 규제 대상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유통업 매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SSM의 월평균 고객 1일당 구매액은 전년(1만7408원) 동기간 대비 1.2% 줄어든 1만7193원으로 나타났다.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도 전년(3억4500만원)보다 3% 감소한 3억6000만원이었다.
오프라인 리테일(백화점, 대형마트, SSM, 편의점) 중에서 고객 구매액과 점포 매출액이 모두 감소한 곳은 SSM이 유일했다.
올해 1분기 국내 SSM 3사도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쇼핑 할인점 부문 롯데슈퍼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7.2% 줄어든 3052억원, 영업이익은 73.3% 줄어든 32억으로 나타났다. 동기간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는 신규 출점 영향으로 매출(4160억원)은 약 9.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78억원)이 21.2% 감소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매출은 1.1% 감소한 3564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업이익은 53%가량 오른 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SSM의 전망은 낙관적이었다.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근거리 장보기 채널이 부상하면서 SSM의 장점이 극대화 됐다. SSM 운영 기업들은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대폭 늘리고 퀵커머스를 강화하면서 SSM 사업을 지속적으로 키워왔다.
다만 먹거리를 중심으로 올해 물가 상승률이 크게 뛰면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유통법 규제 강화 기조도 걸림돌이다.
이재명 정부의 기본 공약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 등을 우선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 새벽영업 금지 및 의무 휴업일 규정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규제 대상에 SSM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SSM의 경우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과 일반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가맹점으로 나눠져 있다. 현재 SSM의 가맹점 비율은 40%로 파악되며, 그 수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GS더프레시의 점포 유형은 2022년 가맹점 230곳, 직영 148곳에서 2024년 가맹점 418곳 직영 113곳으로 가맹점이 1.5배가량 늘었다. 롯데슈퍼 또한 2023년 가맹점 143곳 직영점 215곳에서 2025년(1분기 기준) 가맹점 150곳, 직영점 199곳 등으로 가맹점이 소폭 늘었다.
결과적으로 소상공인으로 분류되는 약 40% 이상의 SSM 점주들은 어려운 업황에 대형기업 규제까지 받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SSM이더라도 유형에 따라 규제를 차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라며 "여러 이해관계를 토대로 형평성 있는 법 개정이 검토되기를 바란다"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