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숙박과 음식점업의 금융권 대출액이 올해 1분기 90조를 넘어서면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잔액은 올해 1분기 90조4269억원으로, 전 분기 89조190억원 대비 1조4079억원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업 대출잔액이 9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가 폭도 코로나19 해제 직후인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2년 3개월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온 숙박·음식점업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에는 3조6192억원 증가하면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이는 고금리와 고물가 등으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돼 영업이 어려워진 탓으로 풀이된다.
숙박·음식점업의 생산지수도 올해 1분기 109.5로 1년 전보다 3.6% 감소했다. 생산지수는 매출을 기반으로 하는데, 올해 1분기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는 뜻이다. 지수는 지난 2022년 1분기 99.6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고, 감소 폭은 지난 2023년 3분기 –4.3% 이후 가장 컸다.
1분기 이후 지난 4월에도 숙박·음식점업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5% 감소했고, 지난달에는 이 부문 취업자가 6만7000명 줄었다. 2021년 11월 8만6000명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자영업자의 한숨이 깊어지면서 정부에서도 내수 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코로나19 정책자금 대출에 대한 채무 조정·탕감 종합방안을 만들고, 비상계엄으로 인한 피해 소상공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부실 자산 정리를 위한 '배드뱅크' 설립도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9월 말까지 만기 연장된 소상공인 대출은 약 47조4000억원이며, 원리금 상황 유예 대출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