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철규 기자] 금융권이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가계대출 증가세를 먹기 위해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대출금리 인상과 달리 예금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발맞춰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9일, 공시한 19개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1.90~2.75%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경우 9일부터 거치식 예금상품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인하했다. 또한 36개월 이상인 일반정기예금 금리는 2.4%에서 2.2%로 내렸다.
이는 다른 은행들도 모두 비슷해서 하나은행은 주택청약예금 금리를 2.4%에서 2.1%로 0.3%포인트 인하했으며 기업은행은 정기예금을 비롯한 11개 상품의 금리를 0.20~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처럼 은행권의 예금 금리 인하가 시작됨에 따라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머니마켓이나 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리고 있다. 또한 일부 투자자들은 더 이상 금리가 떨어지기 전에 예금 상품에 가입하려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지난 5월 시중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40조8700억원으로 4월에 비해 18조4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 인하에 갈 곳을 잃은 여유자금은 투자자예탁금으로도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투자자예탁금이 60조35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월 말에 비해 7382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투자자예탁금이 증가한 것은 새 정부가 출범 후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나서는 등, 각종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우호적인 시선으로 시장을 보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대통령이 자사주 소각 제도화·주주충실 의무 상법 개정에 나설 것을 표명하면서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이제 외국인 투자자들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며 이달 2조4643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수 하고 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주가가 3000선을 넘을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9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지난 한 주 6월 2~8일) 'KODEX 레버리지'에는 1229억원이 순유입되는가 하면 TIGER 머니마켓액티브는 5월 27일 순자산 규모가 5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6월 11일에는 순자산이 8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리 인하 시기를 맞아 은행의 예금과 적금 상품들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일정 기간 자금을 묶어둬야 하는 예금이 아닌 단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5월 정기예금 금리의 막차를 타려는 인원이 빠져나가면서 6월 들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및 적금잔액은 감소하고 있다. 9일 기준 시중 주요은행의 정기예금 및 적금 잔액은 981조8156억원으로 982조5330억원을 기록한 지난달 30일에 비해 7174억원이 줄었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시기를 맞아 일정기간 돈을 묶어놔야 하는 은행이 아닌,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증시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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