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중국산 첨단기술제품 비중 10년 새 30%p 감소···韓은 1.7%p 상승 그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미국 내 중국산 첨단기술제품 비중이 크게 내려가는 등 미·중 간 디커플링(공급망 분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에 우리나라 역시 고부가·핵심공정 담당 국가로 거듭나는 등 전략적인 포지셔닝을 취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글로벌 첨단기술제품(ATP) 공급망 구조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수입시장 내 중국산 첨단기술제품 비중은 16.3%로 지난 2014년(46.4%) 대비 30.1%포인트 크게 떨어졌다.
 
첨단기술제품(ATP)은 미국 인구조사국의 첨단산업 HS코드 분류 기준 중 우리 신성장 산업 분류와 유사한 5대 핵심 분야(정보통신·바이오·전자·생명과학·광학)를 선정해 분석했다.
 
중국산 ATP 비중이 감소할 동안 아세안의 비중이 9.5%포인트, 대만이 7.9%포인트, 유럽연합(EU)가 7.0%포인트 등 확대되며 대체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트럼프 1기 이후 미국의 중국산 반도체 견제가 지속되며 반도체 제조공장이 밀집한 아세안과 대만으로 수입선이 일부 대체됐다”며 “코로나19 이후 EU로부터 의약품 수입이 확대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미국 내 ATP 수입시장 점유율이 4.0%로 10년 간 1.7%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5대 품목 중 전자의 비중은 9.4%로 약 7%포인트 상승했으나 정보통신(3.8%), 바이오(3.0%), 생명과학(0.7%), 광학(2.7%) 등에서의 증가율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고서가 사회연결망 분석(SNA)을 통한 주요 20개국의 ATP 공급망 영향력과 연결 능력 분석 결과, 중국의 급부상에 따른 미·중간 격차가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22년 미국의 글로벌 5대 산업 공급망 영향력은 여전히 컸으나 중국의 수출 공급망 중심의 영향력 확대가 두드러졌다.
 
특히 반도체, 전기차 등 전자 부문에서 중국의 공급망 매개성이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으로 확인됐다.
 
무협은 “해당 분야에서 중국의 교역국가가 미국보다 많아 공급망 네트워크 내의 중요성이 커진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이 5대 품목 모두에서 별도 공급망 클러스터로 분리되며 양국간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 중국은 정보통신 및 바이오 부문에서는 유럽 클러스터와 결집을 강화했으며 전자·생명과학·광학 부문에서는 아시아 클러스터와 결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경우 정보통신과 바이오 부문에서는 미국 클러스터와, 전자·생명과학과 광학 부문에서는 중국 클러스터와 밀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보고서는 5대 품목에서 우리나라와 EU의 클러스터가 서로 달라 향후 교역 및 협력 확대 여지가 크다고 관측했다.
 
옥웅기 무협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미·중 기술경쟁과 공급망 재편의 교차점에서 전략적 포지셔닝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안으로는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공정과 제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업 환경을 꾸준히 개선하고, 밖으로는 첨단산업 선도국과의 전략적 공급망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종합적 통상전략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 계정에 “우리(미국)는 총 55%의 관세를 중국에 적용하고 중국은 10%의 관세를 (미국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구 자석 등 필요한 모든 희토류는 중국에 의해 선지급 형식으로 공급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대학을 이용하는 중국 학생들과 관련된 것을 포함한 합의 사항을 중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