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도 감염병 위험지대가 되면서 정부가 대대적인 대책 수립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매개체 감시 방제 중장기 5개년 계획(2025~2029)’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최근 기온 상승, 강수량 변화, 겨울철 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감염병 매개체*의 서식지와 활동기간이 확대되고 일본뇌염, 말라리아, 쯔쯔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매개체 전파 감염병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감염병 매개체 : 감염병 병원체(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를 보유하거나 획득해 사람, 동물과 같은 숙주에게 전파하는 생물학적 운반체로 대표적으로는 모기, 참진드기, 털진드기 등이 있으며, 위생해충(바퀴, 빈대 등)과는 구분된다.
실제로 최근 10년간(2015~2024) 평균기온이 약 1.4도 상승함에 따라 일본뇌염주의보 발령시기도 약 16일 빨라졌고 모기와 진드기의 활동기간도 봄부터 늦가을까지 확장되는 추세이다.
국내 쯔쯔가무시증 주요 매개체인 활순털진드기도 2020년대 들어 분포지역이 전국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로푸치열(Oropouche virus disease, 등에모기 매개), 오즈바이러스(Oz virus, 참진드기 매개) 등 해외 신·변종 병원체와 뎅기열 같은 해외 감염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도 증가하면서 매개체 전파 감염병의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질병청은 지속가능한 감시방제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구축했다.
첫째, 국가 매개체 감시체계를 민관협력을 통해 한층 더 강화하고 권역별 매개체 감시 거점을 기존 16개에서 30개 이상으로 확대해 모기, 진드기 등 감염병 매개체의 발생과 밀도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전국적 감시망을 구축한다.
또 질병청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모기 감시장비(AI-DMS, Artificial Intelligence-based Daily Mosquito monitoring System)와 밀도 자동 계측 장비(DMS)를 감시 현장에 적용해 ‘스마트 감시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매개체 발생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 감시 소요기간을 기존 7일 대비 24시간 이내로 단축한다. 또 해외 협력을 통해 올해는 아프리카 1개국에 우선 적용하고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동남아시아 3개국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 스마트 감시 : AI 기반 모기 자동분류 장비(AI-DMS)를 운영하여 매개모기 발생 밀도 변화 및 종(種, species) 분석을 실시간 수행하는 감시법
둘째, 해외 유입 매개체를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제주 등 기후변화의 영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감시센터’를 설치한다. 특히 공항·항만 등 해외 유입 매개체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감시를 강화해 대응력을 높인다. 이를 통해 아열대성 매개 모기(이집트숲모기, 열대집모기 등)의 유입을 선제적으로 감시함으로써 국내 유입 및 토착화를 최대한 방지하고자 한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농림축산검역본부), 환경부(국립생태원), 농촌진흥청 등 관계 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매개체 감시를 위한 ‘고공 포집기’의 부처간 공동활용을 확대하고 ‘원헬스(One Health)’ 기반의 매개체 공동 감시체계 운영을 통해 해외 유입 매개체에 대한 능동적 감시와 매개체 전파 인수공통감염병 대응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원헬스 매개체 감시 : 인간-동물-환경의 건강이 연결된다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을 기반으로 감염병 매개체의 생태 특성, 분포 변화, 밀도, 병원체 보유 여부를 통합적으로 감시
셋째,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생산한 매개체 감시정보를 통합하고 ‘매개체 감시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별·시기별 매개체 발생정보 등 국민에게 필요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매개체 자원은행’을 구축해 학계 및 산업계에서 연구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자원 분양체계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매개체 감시와 방제 전문인력을 양성해 현장 감시 역량을 강화하고 감시 및 방제 관련 법령 등 제도적 기반을 정비해 정책의 실행력을 높인다.
넷째, 매개체 감시결과를 기반으로 방제를 실시하는 ‘근거 중심 매개체 방제’를 점진적으로 확대(’25년 10%→’29년 50%)해 기존 주기적·관행적 방제에서 과학적 방제로 전환한다. 또 물리적·생물학적 방제기술을 활용한 ‘종합방제(Integrated Vector Management, IVM)’를 통해 환경친화적 방제를 확대한다.
※ 근거 중심 매개체 방제 : 매개체 발생정보를 기반으로 밀도에 따라 방제 유무를 판단하고 방제 활동을 방제지리정보시스템(GIS)에 기록해 과학적이면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제법
아울러 시민이 매개체의 발생지 등을 직접 신고하고 방제와 연계하는 ‘시민참여형 방제사업’을 확대해 감시와 방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역사회 중심의 대응체계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감염병 매개체의 위협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중장기 계획을 통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매개체 전파 감염병의 발생위험을 줄이고 지역사회와 함께 매개체 전파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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