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영 회장과 회원들이 겉절이를 포장하고 있다.
부여읍 새마을부녀회(회장 고미영)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보훈가족들의 건강한 식사를 책임지기 위해 또 한 번 팔을 걷었다. 6월 11일 아침, 고미영 회장을 비롯한 임원 10명은 저소득 보훈가족들에게 전달할 밑반찬을 만들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만들어진 반찬은 겉절이, 진미채 볶음, 돼지고기 장조림등 정성과 영양을 담은 세 가지 메뉴였다. 30도를 넘는 더위 속에서도 회원들은 뜨거운 불 앞에서 땀을 흘리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했고, 그 안에는 단순한 나눔을 넘어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가 담겨 있었다.가족들에게 주는 음식보다 더 정성스러운 마음이었다.
오전 11시, 반찬이 완성되자 부여군 내 16개 읍면의 새마을회원들이 속속 모여들었고, 이들은 53가구의 보훈가족에게 직접 반찬을 전달하며 안부를 묻고 말벗이 되어 주었다.이 사업은 부여읍과 규암면 새마을부녀회가 번갈아가며 진행하고 있는 연중 사업으로, 매월 2회, 6개월간 진행되는 정기 활동이다. 2023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이제 보훈가족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든든한 '생활 복지'로 자리 잡고 있다.
고미영 부여읍회장과 회원이 진미채를 다듬고 있다.
고미영 회장은 "사실 아침 일찍부터 많은 양의 반찬을 만드는 일이 힘들 때도 있지만, 보훈가족들이 우리를 기다리는 마음을 생각하면 절로 힘이 난다"며 "몸이 허락하는 한 어려운 이웃의 손과 발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한선옥 부여군새마을부녀회장과 정은정 사무국장도 함께 참여했다. 특히 한 회장은 매 행사마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새마을의 '진주'로 불리며, 파란 새마을복이 일상복이 된 인물이다. 그는 "보훈가족이 저에게 오히려 삶의 에너지를 선물해 주시는 존재"라며 "정성껏 준비한 반찬을 전하며 함께 나누는 미소와 감사의 눈빛 속에서, 진심 어린 교감을 느낀다는 회원들의 말이 뿌듯하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손길로 늘 곁에 머무르고 싶다"고 전했다.
한선옥 회장이 김치를 정성스럽게 담고 있다.
부여읍 새마을부녀회의 보훈가족 대상 '밑반찬 나눔' 사업은 지역 공동체가 자발적으로 나서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 주목된다. 단순한 물품 제공을 넘어, 정기적인 방문과 대면 소통을 통해 정서적 지지와 돌봄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복지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또한 전 읍면 회원이 참여하는 구조를 통해, 마을 단위 복지의 촘촘한 연결망이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새마을운동의 현대적 역할과 의미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활동이 보훈의 가치를 일상 속 실천으로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울림이 크다.
부여=김기태 기자 kkt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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