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드시지 마세요…” 의사들은 절대 생으로 먹지 않는 '한국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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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드시지 마세요…” 의사들은 절대 생으로 먹지 않는 '한국 음식'

위키푸디 2025-06-12 05:58:00 신고

3줄요약
마트에 진열된 생굴. / 위키푸디
마트에 진열된 생굴. / 위키푸디

무더운 여름철엔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시원하고 신선한 음식을 찾게 된다. 특히 별다른 조리 없이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생굴, 간장게장, 육회, 생간, 닭 육회, 심지어 생고등어까지 식탁에 자주 오른다. 날 것으로 먹는 방식은 특유의 식감과 신선함 때문에 지금도 즐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응급의학과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은 이 가운데 일부는 절대 생으로 먹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생식 후 감염되어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매년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서는 의사들이 절대 날것으로 먹지 않는 음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상에 출연한 권혁수 가정의학과 교수, 정재훈 약사, 최석재 응급의학과 원장은 생식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은 실제 환자 사례들을 들며 음식별 주의사항을 소개했다. 영상에서는 “맛이 아무리 좋아도 감염되면 생명이 위험해진다”, “굳이 생으로 먹지 않아도 되는 음식을 왜 그렇게들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이어졌다.

의사들이 가장 경계하는 생식 음식

생굴 자료사진. / Light Win-shutterstock.com
생굴 자료사진. / Light Win-shutterstock.com

병원 응급실에서는 여름철에도 생식으로 인한 감염 환자가 꾸준히 발생한다. 간장게장과 굴을 생으로 먹은 뒤 복통이나 고열, 구토 증세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 실제로 진료실에서는 “게장 드셨어요?”, “굴은 드셨어요?”라는 질문이 기본처럼 오갈 정도다. 예전에는 가을이나 명절 무렵에 집중되던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요즘은 계절에 관계없이 퍼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간장게장은 산 채로 손질한 뒤 내장을 포함해 간장이나 양념에 절여 숙성시킨다. 익히지 않고 숙성만 하는 방식이라 게장 속 미생물, 세균, 바이러스가 그대로 남는다. 그중에서도 노로바이러스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집단 감염의 주요 경로가 되기도 한다. 최석재 원장은 “추석 즈음이면 응급실은 게장, 굴 환자로 꽉 찬다”고 말했다. 실제로 병원에서는 게장 섭취 여부를 묻는 것만으로 감염 경로를 추정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굴 역시 생식 재료 중 위험성이 높다. 바닷물에 서식하는 특성상 조개류 중에서도 노로바이러스나 A형 간염 감염률이 높은 편이다. 생식용 표시가 된 제품만 날로 먹을 수 있으며, 조리용 굴은 반드시 익혀야 안전하다. 굴전이나 굴국밥처럼 가열 조리된 형태로 먹는 방식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생간, 천엽, 육회… 기생충 감염의 통로

육회 자료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육회 자료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소의 간이나 천엽 같은 내장류는 기생충 감염의 주요 통로다. 과거에는 고소한 맛 때문에 참기름에 찍어 날로 먹는 경우가 많았지만, 의사들은 지금도 이를 위험 식품으로 본다. 권혁수 교수는 “소간에는 간흡충이 있을 수 있다. 이 기생충이 간담도를 막으면 간암 위험까지 커진다”고 말했다.

천엽을 포함한 다른 내장 부위에는 계회충 유충이 있을 수 있다. 계회충은 개, 고양이 같은 동물의 배설물에서 유래한 기생충으로, 건초나 사료를 통해 가축에게 전파된다.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워도, 유충 상태로 남아 있다가 사람 몸에 들어가면 장을 뚫지 못하고 혈관을 타고 전신을 떠돌게 된다. 이 유충은 간, 폐, 심장, 심지어 눈이나 뇌에도 침투할 수 있다. 눈에 박히면 실명 위험이 있고, 뇌에 침투하면 발작이나 마비 증세까지 유발한다.

이런 감염은 일반적인 구충제로 치료되지 않는다. 사람 장 내에서 기생하는 요충, 편충 등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계회충처럼 몸을 돌아다니는 기생충은 조직에 깊게 박히기 때문에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후유증이 오래간다.

닭 육회와 멧돼지 회, 근육 속에 살아 있는 유충

닭 육회 자료사진. / 위키푸디
닭 육회 자료사진. / 위키푸디

닭 육회 역시 의사들이 경계하는 음식이다. 닭은 체온이 높아 세균 번식이 빠르며, 일반적인 육회와 달리 근육 속까지 열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으면 살모넬라, 캠필로박터 같은 세균 감염이 쉽게 일어난다. 특히 들판에서 키운 토종닭의 경우, 계회충 알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어 생식은 피하는 게 좋다.

멧돼지나 똥돼지처럼 위생 관리가 불완전한 환경에서 자란 돼지는 근육 속에 기생충 알이 있을 수 있다. 사람이 생식하면 이 알이 몸속에서 유충으로 부화해 전신 근육에 침투한다. CT로 촬영하면 동글동글한 낭포가 근육 사이사이에 박혀 있는 모습이 그대로 보일 정도다. 한 번 감염되면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고, 통증과 염증이 동반된다.

생고등어 먹고 내시경… 고래회충의 통증

고등어회 자료사진. / jeju draw-shutterstock.com
고등어회 자료사진. / jeju draw-shutterstock.com

제주에서는 생고등어를 회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료진 사이에서는 이 음식이 대표적인 ‘응급실 단골’로 알려져 있다. 고등어에는 고래회충, 즉 아니사키스 유충이 서식한다. 유충은 위벽을 파고들며 극심한 복통을 유발한다. 이 증상은 음식 섭취 후 수 시간 이내에 발생하며, 내시경으로 직접 유충을 제거해야만 해결된다.

제주 지역 병원 응급과에서는 생고등어를 먹은 후 복통을 호소하면 제일 먼저 아니사키스를 의심한다. 위장관을 뚫는 기생충 특성상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단순한 장염과 증상이 비슷해 초기 진단을 놓치기 쉽지만, 통증 강도가 매우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독버섯, 약초, 석청… 자연산 식재료가 더 위험하다

독버섯 자료사진. / Jaroslav Machacek-shutterstock.com
독버섯 자료사진. / Jaroslav Machacek-shutterstock.com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식재료도 안전하지 않다. 의사들이 강조한 가장 위험한 사례는 독버섯이다. 영상에서는 “이 버섯은 내가 확실히 아는 버섯이야”라며 자신 있게 먹었던 사람이 결국 간부전으로 사망한 실제 사례가 소개됐다. 복통과 구토로 고생하다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간 수치가 폭등한 상태였고,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간 기능이 손상됐다.

버섯은 겉모습만으로 식용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아마톡신처럼 간세포를 파괴하는 독소는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 대응이 늦어진다. 전문가들은 “자연에서 본 것 중 먹어도 된다는 확신이 들어도 절대 섭취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석청도 위험하다. 특히 히말라야산 석청에는 ‘그레이아노톡신’이라는 독소가 들어 있다. 이 성분은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하고, 심하면 부정맥과 심정지를 유발한다. 수입이 금지된 제품임에도 고가에 유통되고 있으며, 이를 섭취한 후 중환자실에 실려가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계회충, 간흡충, 고래회충, 그레이아노톡신, 아마톡신 등 생식으로 인한 중독과 감염은 대부분 초기 증상이 약해 자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증상이 본격화되면 급격하게 악화되며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들 감염은 일반적인 구충제나 해열제로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 발생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마비 증상, 시야 이상,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날 경우 119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독소나 기생충이 신경계에 침투하면 시간이 생사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자연산이라고 해서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생식이라는 선택 하나가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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