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한 업황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신용판매 수익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려 해외법인을 비롯해 결제·데이터 사업 등 다양한 먹거리를 찾아 수익성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건전성 관리를 통한 비용 효율화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편집자주]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올해 1분기 부진했던 신한카드가 체질 변환을 통해 본격적인 업계 1위 탈환에 나서고 있다.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는가 하면 한편으론 동남아법인을 비롯한 해외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어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11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3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856억원) 대비 26.2%가 줄었다. 이에 신한카드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업계 1위를 삼성카드에 내줬다. 1분기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8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이후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에 이어 6개월 만에 희망퇴직 카드를 다시 꺼내드는 등 슬림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1974년생까지였던 희망퇴직 신청대상을 1979년생까지 늘이는 등 퇴직 규모를 확대했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에서도 대표적인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기준 직원 수는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많은 2587명이며, 평균 근속연수도 19년 3개월에 달한다. 특히 평균 근속이 높은 만큼, 1인 평균 급여액 역시 1억3300만원으로 업계 최상위권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의 경우 노사가 합의된 사안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한카드의 경우 직원들의 연차가 오래된 직원이 많은 만큼, 인력구조 개편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5그룹 23본부를, 4그룹 20본부체제로 축소하는 것을 비롯해 조직 슬림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신한카드는 국내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동시에 해외에선 동남아 법인을 통해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신한카드의 4개 해외법인(베트남·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미얀마)의 순이익은 73억37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3억3100만원) 대비 2117%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법인 별로 살펴보면 미얀마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5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베트남 법인은 올해 1분기 3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카자흐스탄 법인은 35억원, 인도네시아 법인 역시 1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반면, 미얀마의 경우 내전 등 불확실성 요인이 커지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해외법인의 약진은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게 신한카드의 설명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급보증 한도를 643억원 늘려, 총 1707억원으로 상향했으며 베트남 법인에는 77억원의 증자를 통해 총 자본금 규모를 43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올해 2월에는 카자흐스탄 법인의 지급보증 한도를 1484억원 늘려 지급보증 한도를 4511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지급보증은 해외법인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모회사가 이를 보증해 주는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빠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각 법인들 이슈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건전성 관리 하에 성장을 위한 영업력 확보 및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체율을 비롯한 건전성 관리는 신한카드의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1분기 말 연체율은 1.61%로 지난해 동기(1.56%) 대비 0.05%포인트(p) 올랐다. 이는 2015년 3분기 말(1.68%)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아울러 실질 연체율(대환대출 포함) 역시 1.80%를 기록하는 등 건전성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연체율 관리는 최근 업계의 공통적인 과제이긴 하다"면서도, "신한카드의 경우 업계 실질 연체율 평균 1.93%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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