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배변 수거시설 설치·권리중심 맞춤형 공공일자리 조례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세종시의회와 세종시가 조례 제정을 두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반려동물 배변 처리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와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지원' 조례를 두고서다.
11일 세종시의회와 세종시에 따르면 산업건설위원회 A 의원은 '반려동물 배변 처리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반려동물 배설물을 처리하기 위해 공공장소에 스마트 배변 처리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수거한 반려동물 배설물을 자원화하는 것까지 시장의 책무로 규정했다.
해당 조례안에 대해 시청 담당 부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시의회에 부동의 의견을 전달했다.
기본적으로 배설물은 반려동물 주인이 직접 수거하는 것이 원칙이고, 재정 상황을 고려했을 때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담당 부서가 직접 조사해보니 배설물 처리시설을 단순히 설치하는데 6억원이 소요되고 수거 인력·시설 유지관리비로 매년 최소 5천만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행정복지위원회 B 의원은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지원' 조례를 제정 예고했다.
조례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권리중심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확대·제공하는 노력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업의 연속성 및 안전을 담보하도록 명시했지만, 집행부 내에선 조례에서 사용하는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추상적이며 업무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조례는 시행 근거가 되는 상위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조례안 자체를 정밀하게 다듬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조례안에는 세종시청을 비롯해 산하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이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데 동참하도록 규정했지만, 시청·산하기관은 해당 조례 시행 관련한 논의·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
중증장애인들의 업무 능력과 숙련도·이해도 등에 대한 사전 조사·검토가 없었고, 현재 시행 중인 경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사업과 기능·역할을 어떻게 보완할지 논의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상위법이 없기 때문에 세종시 자체 재정으로 예산을 충당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사업비가 얼마나 필요한지 가늠조차 할 수 없어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충분한 논의 없이 섣부르게 제정한 조례는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참 난감하다"는 집행부 의견에 B 의원은 "충분히 의견 수렴을 했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은 시의회의 조례들에 대해 시 내부에선 '추상적이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나온다. 추계도 없이 우선 만들어 놓고 보자는 식으로 제정한 조례는 사문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의회는 오는 12일 상임위별로 제정 예고된 조례안들을 심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시의원은 "공천 심사 때 조례 제정 건수를 평가하는 지표가 포함돼 있는데,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부 의원들이 실적을 쌓기 위해 집행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례 제정을 강행하는 경우가 있다"며 "사업을 직접 집행할 담당 부서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의원이 조례안을 발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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