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면 해변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반짝이는 파도, 그리고 바다에서 먹는 음식이 주는 즐거움은 여름 여행을 더욱 행복하게 만든다. 특히 밤바다를 배경으로 노릇하게 익혀 먹는 조개구이는 여름철 바다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 먹거리다.
하지만 이 조개구이를 아무 생각 없이 먹었다간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 조개를 충분히 익히지 않고 먹을 경우, 바닷물에 서식하는 세균인 비브리오 패혈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철, 바다에서 즐기는 음식일수록 주의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여름철 조개구이 속에 숨은 위험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의해 발생하는 세균 감염 질환이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바닷물에 서식하는 균으로, 여름철 수온이 올라갈수록 급격히 번식한다.
이 균은 생선을 날로 먹거나, 조개를 충분히 익히지 않은 상태로 섭취했을 때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또 피부에 상처가 난 상태로 갯벌이나 바닷물에 접촉할 경우에도 균이 체내로 침투할 수 있다.
특히 만성 간 질환, 당뇨병, 암 치료 중인 환자, 알코올 중독자 등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감염되면 단순 염증이 아닌 전신 패혈증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고, 이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 방법은 '충분히 익혀 먹기'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어패류를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다. 가능한 생으로 먹는 것을 피하고, 날조리된 해산물을 만졌을 경우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조개류는 껍데기가 열린 뒤 최소 5분 이상, 증기로 익힐 경우 9분 이상 조리해야 안전하게 섭취가 가능하다. 따라서 껍데기가 열렸다고 바로 조개를 먹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보관 온도도 중요하다. 5도 이하의 저온에서 신선하게 보관해야 하며, 바닷물 대신 흐르는 수돗물로 세척해야 한다. 조리도구인 칼과 도마는 반드시 소독해 사용하고, 어패류를 다룰 때에는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비브리오 패혈증 발생 시 대처 사항
비브리오 패혈증은 감염 초기부터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고열과 오한, 근육통 같은 전신 증상이 먼저 나타나며 구토, 설사, 복통 등이 동반된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감염 경로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노출 후 1~2일 안에 증상이 시작된다.
특히 피부에 생긴 상처를 통해 감염된 경우에는 감염 부위가 붓고 통증이 생기며 괴사성 병변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내장을 통해 발생하는 1차 감염의 경우에도 빠르게 패혈증으로 번질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반드시 감염 후 24시간 이내에 대처해야 한다. 여름철 바닷가나 횟집을 다녀온 뒤 갑자기 고열, 오한, 근육통,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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