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전초전' 주목…4선 김도읍 박대출 이헌승, 3선 김성원 송언석 등 거론
후보등록 나흘 앞두고 '식사 정치' 움직임…"계파 싸움 지양해야"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최평천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싼 내부 기 싸움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없지만 거론되는 후보군만 10명에 달한다.
특히 6·3 대선 패배로 소수 야당이 된 만큼 차기 원내대표는 거대 여당을 상대로 원내 협상을 진두지휘하는 동시에 당 쇄신의 기틀을 잡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과 역할이 요구되는 자리다.
게다가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이르면 7∼8월 중 전망되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의 전초전이라는 정치적 의미까지 더해졌다.
이에 따라 친윤(친윤석열)계를 포함한 구(舊)주류 세력과 친한(친한동훈)계 등 각 계파·세력 간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4일 후보 등록을 거쳐 16일 의원총회에서 합동토론회와 경선까지 일주일 내에 결판이 이뤄진다.
후보군으로는 김도읍·김상훈·박대출·이헌승 의원(이상 4선), 김성원 송석준 송언석 임이자 의원(이상 3선)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원내대표를 맡은 경험이 있는 김기현 나경원 의원(이상 5선) 추대론도 일부에서 나온다.
이중 김도읍 김성원 송석준 의원 정도가 이른바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된다. 일각에서는 당내 최다선 중 한 명인 조경태 의원(6선)이 출사표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옛 주류 세력에서는 대선 패배 수습을 위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107석 소수 야당으로 대여 투쟁에서 대오를 유지하며 전당대회까지 당내 혼란상을 관리해나가기 위해서는 고도의 정치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김대식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른바 '5대 개혁안' 발표를 "정치적 근육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면서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당은) '투톱 체제'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친한계는 차기 원내대표의 덕목으로 개혁 추진 의지를 앞세웠다.
김소희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김용태 위원장의) 개혁안을 이어서 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국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김기현·나경원 의원의 재등판설에 관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선봉에서 역할을 했던 이런 분들은 좀 자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한계 내부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자체 후보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연말 탄핵 정국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거를 계기로 옛 친윤(친윤석열)계가 지도부 전면에 재등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내 영남·중진 의원들을 주축으로 하는 주류의 응집력이 있었다고 보고, 이번에는 친한계가 일찌감치 후보를 낙점해 적극적으로 우군 확보를 시도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후보 등록일이 다가오면서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삼삼오오 식사 모임 등을 가지며 일부에서 '표밭 고르기'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어제(9일)부터 선배 의원들이 이곳저곳에서 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물밑 조율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경선이 또다시 계파 간 싸움으로 치닫는 것보다는 '반명(반이재명) 대통합' 프레임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계파 대리전 양상에서 벗어나 합종연횡을 통해 원내 지도부를 꾸리고 차기 당 대표와 합을 맞춰 내년 지방선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 수도권의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친한이든, 옛 친윤이든 특정 계파의 대리자로 인식되지 않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사건건 계파 싸움으로 비화하며 당내 분란만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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