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3거래일간 국내 증시에서 3조3581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계엄 사태 이후 지속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새 정부에서 추진 예정인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상법 개정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되어온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 언급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법 개정 및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외국인 수급을 자극했다”며 “거버넌스 이슈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요구한 핵심 요소로, 정책 기대감과 밸류에이션 매력을 바탕으로 수급이 개선 중”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허니문 랠리 기간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PC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선제적으로 반도체 물량 확보에 나서는 상황에 이재명 대통령의 반도체 산업 지원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외국인 순매수 1, 2위를 기록했다. 순매수 금액은 각각 7122억원과 6815억원으로, 해당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5.28%, 10.36% 주가가 상승했다.
외국인 순매수 3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1927억원을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강화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새 정부의 K-방산 육성 계획에 따른 수혜주로 꼽히는 등 겹호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지표로 언급된 주가순자산비율(PBR)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PBR은 기업의 총 자산과 시가총액의 비율로, 1보다 낮은 경우 기업의 모든 자산을 저분해도 시가총액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PBR이 1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신정부 기대감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 국내 증시가 PBR 1배 부근까지 상승했다”며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이 존재할 수 있으나, 정책 구체화에 따른 기대감도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파생 야간 거래 시장까지 개장하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9일 오후부터 야간 파생상품 시장을 개장하며 국내 상장 파생상품 야간거래를 기존 ‘EUREX’ 연계 방식에서 ‘KRX 자체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이에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파생상품 야간시장이 열려 투자자들은 밤 시간에도 거래가 가능해졌다. 파생상품 야간 시장이 열리는 시간대는 미국증시 운영시간(오후 10시 30분~익일 오전 5시)와 거의 유사하다.
특히, 국채선물도 거래가 가능해져 미국 시간대에서 진행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에 실시간으로 대응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현물에 투자할 때 헤지 수단으로 선물을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이 증가하고 비용은 감소해 결과적으로 국내 증시에 유동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파생상품 시장 진입이 용이해짐에 따라 코스피200을 유럽과 미국의 동일시간대에 아시아 금융시장의 프록시(Proxy)로 활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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