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후 당 쇄신을 위한 지도부 체제를 놓고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대선 패배 후 비대위원 일괄 사퇴에도 사퇴하지 않은 김용태 비대위원장 거취를 놓고 친윤-친한계가 정면 충돌했다.
친윤(석열)계는 오는 30일 임기가 끝나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친한(동훈)계는 김용태 비상위원장이 밝힌 대로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9월 전당대회 전까지 '김용태 비대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대선 이후 첫 의원총회를 열고 '대선 패배 이후 현 지도부 거취'와 '전당대회 개최 시기', '당 개혁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의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7시까지 이어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 다음 날도 개최하기로 했다.
현 비대위 체제 유지 여부 놓고 격론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결론을 내릴 만한 사안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안이 있는데 오늘은 많은 의원이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고 내일 다시 의원총회를 개최해 결론을 내야 할 부분들을 마무리 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김 비대위원장이 본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 전당원 투표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을 했는데, 많은 의원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본인이 사퇴하지 않겠다고 하면 (임기는) 전국위원회에서 결의한 6월 30일까지이고, 그 후에 비대위원장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며 "만약 비대위 체제로 전당대회를 준비한다고 하면 (신임) 원내대표가 당 대표를 겸임하거나 새 비대위원장을 선임할 수 있다. 김 비대위원장을 재지명할지, 다른 분을 지명할지는 후임 원내대표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개혁을 위해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진상 규명 ▲당론 결정에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아울러 9월 초 안에 새로운 당 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러한 개혁 과제를 이루기 위해 오는 6월 30일 종료가 예정된 비대위원장직 임기를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사퇴 요구에 대해 선을 그었다.
친윤계 "김용태 사퇴, 새 지도부 논의해야"
반면 친윤계 등 당내 주류는 먼저 당을 수습한 뒤 연말께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입장이다.
의원총회 전 이날 오전 3선 의원들이 모여 비대위원장의 거취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3선 모임을 대표해서 브리핑을 한 김성원 의원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을 취합해서 위원장께 제가 별도로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 시점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빨리 해야 한다는 의견과 내부적으로 체제를 정비하고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4선 이상 중진 회의도 열렸다. 4선 이상 모임을 대표해 브리핑을 한 박덕흠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를 두고 "6월 말까지이고,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며 "전당대회를 빠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개혁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고 심지어 제 개인 신상에 대한 비난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제가 나이로는 막내지만 비대위원장이라는 지도자답게 의원들의 다양한 생각을 품고 희망을 녹여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총에서 건설적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보수는 품격이다. 품격 있게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당 개혁안 완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친한계 "당 개혁, 9월 전대 전까지 유지해야"
반면 친한계는 새 비대위 없이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 위원장의 임기를 연장, 오는 9월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입장이다.
친한계 좌장 격인 국민의힘 현역 최다선 6선 조경태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저는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당의 혁신안이 완수될 때까지 끝까지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우리 당을 살리는 일이라고 본다"며 "(당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직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나마 국민의힘이 내란당의 오명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는 그런 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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