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선발 고민을 덜고 타순 재편에 성공한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다시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LG는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서 7-2로 완승했다. 이로써 LG는 시즌 38승 1무 25패를 기록, 2위(37승 27패) 한화 이글스를 1.5경기 차로 벌리면서 추격을 따돌렸다.
이날 승리의 중심에는 토종 선발 송승기와 1번 타자 신민재가 있었다. 선발로 등판한 송승기는 7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지난주 2차례 선발 등판에서 1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모두 승리를 따낸 그는 어느덧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3경기 성적은 19⅔이닝 무실점, 3승이다. 시즌 누적 성적도 12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토종 선발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송승기는 2021년 2차 9라운드 87순위로 LG에 입단한 하위 지명자 출신이다. 입단 당시 시속 140km 초반의 평범한 구속을 가진 투수였지만,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과 상무 복무 기간 중의 성장으로 최고 구속을 148km까지 끌어올렸다. 송승기는 “처음엔 부족한 게 많았고, 프로 무대에 설 자격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지금은 제 차례에서 팀이 이길 수 있게만 던지자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구속이 평범할 때도 공의 회전수나 무브먼트는 수준급이었다. 기술적 지표가 좋아서 선발 자리에 연착륙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송승기를 향해 “이젠 주간 두 번 선발로 내보내도 걱정이 없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타선은 신민재가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1번 타자로 출전한 그는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1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 후 과감한 주루로 2루까지 진루했고, 이어진 내야 땅볼들 사이 홈까지 밟아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안타와 볼넷으로 계속해서 출루하며 키움 수비를 흔들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신민재는 시즌 초 타격 슬럼프로 타율이 1할대에 머물렀다. 지난 5월 12일 2군으로 내려가 LG 퓨처스(2군) 훈련장이 있는 경기도 이천에서 10일 넘게 타격을 재정비했다. 신민재는 “이천에서 하루 5시간씩 밥 먹고 치고, 자고 일어나 다시 치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 시간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신민재는 복귀 후 타율 0.373(51타수 19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 타율도 0.255로 반등했다. 특히 주전 1번 타자 홍창기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뒤, 톱타자 대체 자원으로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신민재는 “1번 타자는 출루와 상황 판단이 중요한 자리다. 포수 박동원 선배와 상의해 첫 타석은 공을 많이 보는 식으로 바꿨다. 지금은 결과보다 스윙의 느낌에 더 집중하고 있다. 출루로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힘주었다.
염경엽 감독도 두 선수의 활약에 엄지를 들었다. 8일 경기 종료 후 염경엽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자기 역할에 충실했다. 지금의 팀 상승세는 이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두 주전의 활약에 깊은 만족을 표했다. LG는 다음 주말 2위 한화와 3연전을 앞두고 있다. 송승기는 평균자책점 전체 1위(2.20)인 한화의 에이스 코디 폰세와 선발 맞대결이 예상된다. 송승기는 “누가 상대든 내 할 일을 하면 된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며 차분하게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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