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김진우 기자] 걸그룹 우주소녀 멤버이자 배우로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김지연이 SBS 판타지 사극 드라마 '귀궁'을 통해 폭넓은 장르 연기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장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것 같아요. 워낙 새로운 연기를 많이 해보니 이제 어떤 장르를 해도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긴 기분이에요."라며 환하게 웃는 김지연을 만났다.
드라마 종영을 기념해 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김지연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장르에 한계가 없는 배우라는 것을 증명해내고 싶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저는 그동안 현실에 있을 법하고, 저와 닮은 캐릭터를 골라서 연기했는데, 이번에는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며 "'귀궁'은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덧붙였다.
'귀궁'은 영매(靈媒)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와 이무기에게 몸을 빼앗긴 검서관 윤갑(육성재 분)의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사극 드라마다. 김지연은 무당의 길을 거부하고 안경 장인으로 살아가다가 첫사랑인 윤갑을 위해 다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무녀 여리를 연기했다. 이무기 강철과 티격태격하는 코믹 연기에 윤갑과의 절절한 로맨스까지 소화하며 극을 이끌었다. 특히 귀신을 물리치는 퇴마 의식을 행하고 거대한 원한을 품은 악귀에 빙의되는 연기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장르 소화력'을 입증했다.
김지연은 "이제껏 해본 적 없는 부류의 연기라서 걱정이 많았고, 촬영하면서도 어색하고 낯설 때가 많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판타지물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어색함과 민망함, 낯간지러움을 이겨내고 해야 잘 나온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할 때는 부끄럽기도 했는데, 컴퓨터그래픽(CG)을 입힌 완성본을 보니까 더 과감하게 연기해볼 걸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기도 하는 것 같아요. 촬영할 때는 그렇게 멋있는 장면이 될 줄 잘 몰랐거든요."라며 웃어 보였다.
2017년 '최고의 한방'으로 연기를 시작한 김지연은 드라마 '오! 삼광빌라', '스물다섯 스물하나', '피라미드 게임' 등에 출연하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첫 판타지 작품인 '귀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평소와 달리 연기할 때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완전히 배제했고, 장면마다 톤을 다르게 잡으면서 상황에 몰입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윤갑 앞에서는 멜로처럼 차분한 목소리로 연기했고, 윤갑의 몸에 빙의한 강철과 있을 때는 로맨틱 코미디처럼 더 편안하게 연기하는 식으로 차별화를 줬다"며 "궁 안에서는 정통 사극처럼, 궁 밖에서는 보다 가벼운 느낌의 퓨전 사극처럼 연기하는 등의 차이도 뒀다"고 설명하며 디테일한 연기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이번 작품은 비슷한 시기 가요계에서 활동하며 10년 넘게 우정을 쌓아온 가수 겸 배우 육성재와 호흡을 맞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김지연에게 뜻깊었다.
김지연은 "추운 날씨에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다 보니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제작진도 다들 고생을 많이 했다"며 "너무 힘든 상황이었지만 오래된 편한 친구와 함께 촬영할 수 있어서 오히려 너무 좋았던 것 같다"고 전하며 육성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차기작 촬영을 앞두고 있다는 김지연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기회가 된다면 다음 작품에서는 꼭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진 게 많으면서, 날카롭고 예민한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팬들은 제가 편하게 사는 부자 역할을 하는 걸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동안은 주로 수수한 느낌의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다음에는 화려하고 잘 꾸미는 캐릭터도 만나보고 싶네요."라며 새로운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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