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골프 목적지로 급부상하고 ‘스리랑카 골프’ 코스가 마니아들의 침샘을 자극하고 있다.
스리랑카 골프는 아직 한국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골프 여행지다. 한 번쯤 색다른 곳에서 라운드를 하고 싶은 골퍼들과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골프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다양한 문화와 역사적 경험은 물론 1800m 고원에서의 라운드와 관광, 힐링까지... 일석다조의 골프 파라다이스가 스리랑카이지 싶다.
스리랑카는 이제 단순 관광지를 넘어, 차세대 고품격 골프 목적지로서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윤말용 더존투어 대표의 경험담을 통해 스리랑카 골프투어를 조명해 본다. 이번 코스는 샹그릴라 함반토타, 누와라엘리야, 빅토리아 골프리조트, 로열 콜롬보 GC 등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골프장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캔디 지역의 ‘빅토리아 골프 리조트’는 참가자 전원이 입을 모아 극찬할 정도로 압도적인 자연경관과 코스 설계, 관리 상태 등 모든 면에서 단연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로 꼽혔다.
빅토리아 저수지를 따라 도는 18홀 코스는 매 홀마다 전혀 다른 풍경과 전략적 재미를 선사하며, 단순한 라운딩을 넘어 '자연 속 몰입형 골프 경험'을 제공했다.
한 참가자는 “지금까지 경험한 해외 골프장 중 최고였다”며 “이 정도의 퀄리티와 자연 조화를 갖춘 코스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손꼽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골프장은 실제로 ‘아시아 100대 골프코스’에 지속적으로 선정되고 있으며, 향후 스리랑카 골프 상품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 빅토리아 골프장
스리랑카 최고의 골프장으로 아시아 100대 코스에도 선정됐다. 국제규격의 18홀(파 73) 코스로 1999년 문을 열었다.
관광도시인 ‘캔디’에서 40여분 거리라 접근성이 좋은데다 빅토리아 호수를 조망할수 있는 경관이 빼어나다. 해발 500여m에 위치해 있다. 대부분의 홀이 페어웨이가 넓고, 탁 트인 느낌을 주어 호쾌한 티샷이 가능하다. 전반적인 코스 관리 상태가 매우 좋다.
무엇보다 2인승 전동카트가 있고 페어웨이 안으로 진입할 수 있어 편안한 라운드를 보장한다. 카트 때문인지 여성 캐디가 운용되는데 대부분의 캐디들이 영어를 구사해 소통에 아무 문제가 없다. 단점이라면 잘 관리된 코스가 외려 인위적인 모양세로 비춰져 안타깝다. 19세기 골프장들이 가진 자연친화적인 모습과 너무 대조되기 때문이지만 그만큼 훌륭한 코스라는데 동의한다.
클럽하우스 바로 옆 숲속에 20여 동의 골프텔이 있다. 5성급 호텔 이상으로 깔끔하고 쾌적하다.
■ 누와라 엘리야 골프장
1889년 영국인들이 건설한 골프 코스로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1890m 고산지대 코스라 기온이 낮다. 아침 기온 16℃, 옷깃을 여미게 된다. 전날 라운드를 한 함바토타 샹그릴라는 32℃였으니 두 계절을 오가는 느낌이다.
고색창연한 모습의 클럽 하우스는 골프 박물관에 온 듯 인상적이다. 130년 전 코스 모습과 골퍼들을 만날 수 있다. 전동카트도 없고, 트롤리도 없다. 골프 백은 캐디들이 직접 메고 다닌다.
골프 코스는 매우 효율적으로 구성했다. 코스는 생활도로를 건너고 현지인의 집 앞을 지나기도 하면서 마치 잘 설계한 소코반 게임의 공간 활용을 보는 듯 최적화 되어 전개된다.
몇몇 홀은 페어웨이를 일부 공유한다. 한 홀의 페어웨이에 두 팀, 캐디까지 열여섯 명이 북적대기도 한다. 재미있고 인상적인 경험이 아닐 수 없다.
티박스에 서면 펜스 하나를 두고 느릿느릿 달리는 삼발이 차량과 길을 오가는 현지인들의 무심한 눈길과 마주친다.
몇 홀은 마을 안에 있음에도 골프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역사의 흐름 속에 남겨진 세계로 순간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곳이 베트남의 달랏을 많이 닮았다는 느낌도 든다. 달랏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1000m 고지에 여름 휴양 도시를 건설하고, ‘달랏 팰리스’라는 골프장을 세운 곳이다. 식민지 시절에 건설된 역사적 배경이나 여름 골프 여행지로 인기를 얻고 있는 점 등이 많이 닮았다.
■ 로얄 콜롬보 골프클럽
회원제 골프장으로 수도 콜롬보 시내 한복판에 있다. 1879년에 세워진 역사적인 코스다. 스리랑카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코스라 도심 속에서 전통의 멋과 역사의 흔적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클럽하우스 중앙에는 '찰스' 영국 국왕의 사진이 걸려 있어 의아한데, 영국 왕실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1928년 조지 5세로부터 영국 왕실 인장을 받고 ‘Royal’이란 호칭을 이름에 덧붙여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의 전장은 6560야드로 오늘날 기준으로는 길지 않다. 오래전 좁은 땅에 지어진 코스라 홀 간격이 넓지 않고, 배수가 잘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티업 직전까지 비가 내려서 그런지 벙커는 해저드가 되었고 페어웨이 곳곳이 질퍽댔다. 그래도 코스 안으로 기차가 지나다니고, 아름드리 거목들이 세월의 흔적을 웅변하고 있어 무척 인상적이고 기억에 많이 남는 코스다.
■ 함반토타 샹그릴라 골프장
스리랑카 최남단 인도양을 바라보는 곳에 위치한 리조트형 코스다.
전 세계 샹그릴라 리조트 체인 중에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와 함께 두 곳에만 있다는 골프장이다. 그 이야기에 기대를 잔뜩 하고 왔는데 특별한 임팩트가 별로 없는 해변의 리조트 골프 코스다.
라운드를 한 이날의 함바토타 샹그릴라 기온은 32℃. 지형적으로 덥고 습한 지역이라 땀이 많이 났다. 휴식과 휴양을 겸한 가족여행이나 시니어층들이 즐기기엔 무난하지만 8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서 다시 육로로 네 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뉴스로드] 서진수 기자 gosu4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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