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제21대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해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청년과의 소통 플랫폼에서 신당 창당 요구에 대해 "알겠다"고 답한 것.
대선 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연대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이 의원이 TV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된 발언으로 의원직 제명 위기에 놓이자 개혁신당과는 거리를 두면서 신당 창당을 통해 보수 개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자 "홍준표 중심 신당" 홍 "알겠다"
6월 3일 대통령 선거 후 아직까지 보수 진영 내에서는 '쇄신'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친윤계와 친한계가 당권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어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반성'이나 '쇄신'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홍 전 시장이 개혁신당 입당설을 부인하면서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9일 홍 전 시장이 운영하는 소통 채널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홍카(홍준표) 중심의 신당이었으면 한다. 기존 당은 어디도 홍카를 담을 수 없다. 국짐(국민의힘의 준말인 '국힘'의 멸칭)이 스스로 궤멸한 뒤에 천천히 타이밍을 보다 홍카 위주로 구성한 새 정당으로 만나고 싶다"라고 하자 홍 전 시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재입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재입당이 필요하다는 한 지지자의 의견에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은 내란동조와 후보강제교체 사건으로 이재명 정권이 정당해산 청구할 것"이라며 "그 시작이 내란특검법 통과다"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8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당 창당을 시사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양당 체제의 한 축인 사이비 보수 정당은 이제 청산돼야 한다. 지금의 참칭 보수 정당은 고쳐 쓸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레밍 집단"이라며 "이재명 시대는 보복과 독선의 암울한 시대가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독선 정권에 맞서 국익을 우선하는 새 세력이 모여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썼다.
홍준표, '여성신체 비하 뭇매' 이준석과 거리두기?
이날 홍 전 시장은 자신을 향한 개혁신당 입당설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
한 지지자가 "홍 시장이 준석이네로 간다는 설이 돌고 있다. 만약 개혁신당으로 가면 박쥐 이미지를 뒤집어쓰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자 홍 전 시장은 "개혁신당행은 낭설"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홍 전 시장이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정치적 연대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홍 전 시장도 이 의원에 대한 우호적인 메시지를 연일 낸 바 있다.
그는 6일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홍 시장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준석 비판이 많다. 그런데 홍 시장은 이준석을 지지하고 있다. 왜 그러냐"라는 물음에 "그는 보수진영에 남은 마지막 회생의 불씨이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홍 전 시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나를 탓하지 말고 그나마 남아 있는 보수회생의 불씨인 이준석도 탓하지 말라"며 "그것은 모두 니들의 자업자득이다. 곧 다가올 아이스에이지(빙하기)는 혹독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문수를 통한 마지막 몸부림이 무산된 것은 이준석 탓도 내 탓도 아니다"며 "온갖 추문으로 누명을 씌워 쫓아낸 이준석이 아니던가? 두 번의 사기경선으로 나를 밀어낸 것도 니들이 아니던가?"라며 이 의원을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이준석 의원도 5일 열린 대선캠프 해단식에서 "홍준표 전 시장이 어떤 구상을 가졌는지 (하와이에) 가시기 전에 대충 들은 바 있지만 말로 옮기긴 어렵다"면서 "홍 전 시장이 후배들을 위해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정치적 새 시도를 많이 하지 않으실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밝혀 홍 전 시장과 연대 가능성을 내보였다.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YTN라디오에서 "그렇게까지 자기 당에 침을 뱉고 욕을 했기에 국민의힘으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아마 이준석 의원과 손잡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몇일 사이 이 의원과 거리를 두는 것은 최근 이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 요구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전국에 생방송 된 제21대 대선 3차 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이 쓴 것으로 알려진 여성혐오 표현을 인용해 질문했고 이 과정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부적절한 비유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발언은 이른바 '젓가락 발언'으로 불리며 논란이 증폭됐다.
이후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이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고, 이날 오전 벌써 40만명이 넘었다. 이는 이 의원이 속한 개혁신당의 권리당원 수(12만 1253명)의 3배를 넘는 수치다.
청원과는 별개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소속 의원 21명은 지난달 28일 "선거운동을 위해 방송에서 국민을 상대로 특정 성별을 공연히 비하, 모욕해 성폭력을 자행했다"며 국회 윤리위원회에 이 의원 징계안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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