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가 CEO(최고경영자) 교체 등 리더십에 변화가 생기면서, 향후 이들의 새로운 성과 창출 여부 등의 주목 받고 있다.
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우선 주목되는 곳은 1, 2위인 업비트(두나무)와 빗썸이다. 업비트는 최근 차기 CEO로 오경석 대표가 내정된 가운데, 빗썸의 이재원 대표도 업계 처음으로 추진 중인 IPO 성공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다. 여기에 후발 업체인 코인원과 코빗의 차명훈, 오세진 대표도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전략 추진의 가시적 성과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두나무 이석우 대표 사임…후임에 오경석 팬코 대표 내정
먼저 1위인 업비트의 이석우 대표가 오는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두나무 고문직으로 물러난다.
2017년부터 2020년, 2023년 연임에 성공하며 약 9년간 업비트를 운영해 온 이석우 대표는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대표직을 사임한다. 이 대표는 업계 2위인 업비트를 절대적인 1위로 만든 인물이다. 2020년 6월 케이뱅크와 실명거래 제휴를 맺고 5년 동안 계약을 유지하면서 기존의 1위인 빗썸을 제치고 국내 점유율 80% 이상까지 만들었다.
이 대표는 "두나무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과 함께 개인적인 건강상의 문제로 물러나기로 했으며 고문으로 남아 두나무를 위해 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석우 대표의 임기는 2026년 말까지로 1년 이상 남아 있는 상태에서 후임으로 오경석 팬코 대표가 내정됐다.
오 대표는 1976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수원지방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을 거친 법조인 출신이다. 또한 2021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두나무 감사로 재직한 경력으로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
두나무 관계자는 "오 대표는 법률, 회계, 기업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도전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두나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거래금지 의무 위반, 고객확인 의무 위반, 의심거래 보고의무 위반 등의 혐의로 업비트에 대한 일부 영업정지 3개월 처분과 함께 이 대표에게 문책 경고 통보 등이 사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빗썸 이재원 대표 리더쉽 탁월 … 거래소 최초 IPO도전
2022년 5월 선임된 빗썸 이재원 대표는 가상자산 거래소 처음으로 IPO 준비를 하면서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국민은행과 협업을 통해 점유율 상승이라는 기시적인 성과도 이뤄냈다.
이 대표는 1970년생으로 LG CNS, 어피니티미디어(Affinitymedia), 아이엠아이(IMI) 등을 거쳐 2017년 말부터 빗썸에서 글로벌 사업을 담당했다. 여러 기업에서 CEO와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으며 국내외 사업을 총괄했던 이 대표는 IT 전문성과 글로벌 경영능력, 업계에 대한 이해도 등을 인정받아 현재까지 빗썸의 사령탑을 유지 중이다.
취임 당시 실소유주 이정훈 의장의 최측근으로 경영 능력에 대해 일각의 의구심도 있었지만, 이 대표의 취임 이후 빗썸은 몇 단계 도약을 통해 기업의 핵심인 IPO까지 준비중이다.
이 대표는 빗썸의 가장 큰 숙제인 국민은행과의 실명거래 제휴를 성공적 완성, 경쟁사 대비 떨어지는 UI·UX 개선, 사업 확장을 위한 인적 분할, 오너리스크까지 털고 IPO 준비 등을 가장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제휴은행 변경과 외식, 공연, 금융, 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마케팅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어 점유율을 상승시킬 것"이며 "삼성증권과 성공적인 IPO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원 차명훈 대표, 공동경영을 통해 경쟁력 강화
화이트 해커 출신인 코인원의 차명훈 대표는 공동경영이라는 큰 변화를 줬다.
2014년 차 대표는 코인원을 설립한 이후 창업주이자 대표이사와 최대주주까지 겸하고 있는 곳은 코인원이 유일하다. 이런 상황에서 차 대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성현 COO(최고운영책임자)를 공동 대표이사(co-CEO)로 올렸다. 공동대표 체제 전환은 코인원이 가상자산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 업비트와 빗썸과의 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신임 이성현 공동대표 내정자는 글로벌 금융사, 전략컨설팅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핀테크 및 금융 전략 분야의 전문가다. 서울대학교 경영학 전공으로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에서 MBA 과정을 마치고 이후 씨티뱅크, 스턴밸류매니지먼트, 딜로이트컨설팅, 베인앤드컴퍼니, 두나무, 줌인터넷, 야놀자 등을 두루 거쳤다.
차 대표는 홍보 및 대관을 비롯해 제품과 서비스 고도화 분야를 담당하면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주도하고 이 공동대표는 경영 전문성을 바탕으로 운영, 개발, 제품, 인사, 사업, 재무, 리스크 관리 등 조직 전반을 총괄 중이다.
코인원은 "공동대표 체제 전환은 글로벌 및 국내 가상자산시장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각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체계적인 의사결정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빗 오세진 대표, 거래소 협의체 닥사 의장까지 2인 역할 소화
코빗의 오세진 대표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의 의장을 맞으면서 경영 능력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코빗을 비롯해 업비트, 빗썸, 코인원, 고팍스 등 5개 거래소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초대 의장인 이석우 두나무(업비트) 대표에 이어 올해 1월 1일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오 대표는 1987년 출생으로 서울대 경영학 학사, 바클레이즈(Barclays) FICC Trading,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BAML) FICC Sales를 거치면서 2020년부터 현재까지 코빗 CEO이다.
코빗 CEO로써의 점유율 상승과 닥사 의장으로서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당국과의 규제에 막중한 임무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웹 거래소 사용자 환경을 전면 개선해 사용자 중심의 기능 개선과 서비스 고도화, 신규 이벤트, 리서치센터의 리포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는다는 계획이다 또한 웹3 월렛을 중심으로 NFT(대체불가능토큰), 탈중앙화 조직 생태계(DAO) 등을 꾸리는 등 기존 거래소의 한계를 넘는 거래소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닥사 의장으로서 △1거래소-1은행 체제 폐지 △기관투자 허용 확대 △현물 ETF 도입 △스테이블코인 도입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합리적 과세 체계 마련 △거래소 글로벌화 촉진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코빗 관계자는 "현재 '닥사' 의장사 코빗의 대표로서 국내 가상자산시장의 안정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새로운 코빗으로 도전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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