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지난해 영업실적 순위가 확 뒤바뀌며 내실경영 3대장이 돋보이는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라이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간 ‘수익성 격돌’에서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위에 올라서며 삼성전자를 제쳤다. SK하이닉스는 작년 38.3%에 달하는 경이적인 영업이익률로 매출 규모에서 3배 이상 앞선 삼성전자를 따돌렸고, 삼성전자는 2년 연속 2위에 머물렀다. 해운·방산 업계에서는 HMM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9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00년~2024년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 및 당기순익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의 개별(별도) 기준 영업이익 총액은 약 148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92.7% 증가한 수치로, 특히 반도체 업황 회복과 기저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전년도 4.6조원의 영업적자에서 무려 21.3조원의 흑자로 전환하며 단숨에 영업이익 1위 자리에 올랐다. 영업이익률은 38.3%에 달해 수익성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12.4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5.9%에 머물며 수익성 면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올해 1분기에도 SK하이닉스는 6.7조원의 영업이익으로 삼성전자(1.5조원)를 압도하며 격차를 넓히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AI 서버용 DRAM 수요 증가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영업이익 1조 클럽' 기업은 총 29개사로 확대됐다. 이 중 해운업체 HMM과 방산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각각 1.7조원, 1.1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다시 1조 클럽에 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본사 이전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는 HMM은 이전 년도(5647억원) 대비 3조489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517.9%의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였으며, K-방산의 대표 주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5190억원에서 1조4997억원으로 188.9%의 고성장을 나타냈다.
한전, 현대해상, 메리츠금융지주, 셀트리온, 삼성증권 등도 신규 가입하며 상위권 실적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SK㈜, SK이노베이션, S-Oil, KT 등은 실적이 뒷걸음질치며 1조 클럽에서 이탈했다.
당기순이익 부문에서도 SK하이닉스(1.6조), 현대차(3.2조), HMM(1.3조) 등이 1조 원 이상 실적을 새로 올리며 클럽 규모가 확대됐다. 다만 삼성전자는 2023년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관계사로부터 받은 배당수익(약 29조 원)으로 순익 1위를 유지하며 25년 연속 수성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가 3조 원을 넘은 데 비해 삼성전자는 2년 연속 실질 법인세 부담이 거의 없었다”며 “삼성전자의 수익성 회복과 세수 기여 확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국가 재정 측면에서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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