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전문대 서밋] 지자체·대학·기업이 함께 만든 마르세유 혁신 생태계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2025 전문대 서밋] 지자체·대학·기업이 함께 만든 마르세유 혁신 생태계

한국대학신문 2025-06-09 10:40:00 신고

3줄요약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엑스-마르세유 대학교 기술전문대학(IUT d’Aix-Marseille, 이하 IUT)에서 화학공학과 학생들 모습. (사진=주지영 기자)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엑스-마르세유 대학교 기술전문대학(IUT d’Aix-Marseille, 이하 IUT)에서 화학공학과 학생들 모습. (사진=주지영 기자)

[프랑스 마르세유=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기업과 정부 기관이 현장 맞춤형 교육과 기술인재 양성을 위해 투자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산학 협력을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대학 단독, 정부 단독으로는 혁신에 한계가 있다.”

프랑스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에릭 티보 엑스-마르세유 혁신·지식 허브(CISAM+) 교수는 CISAM+에서 진행하는 지산학 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2025 전문대학 프레지던트 서밋에 참가한 총장단은 현지시간으로 3~4일 이틀 동안 마르세유 지역의 지산학 협력 사례를 살펴봤다.

CISAM+를 시작으로 엑스-마르세유-프로방스 광역 상공회의소(CCIAMP, 이하 상공회의소), 엑스-마르세유 대학교 기술전문대학(IUT d’Aix-Marseille, 이하 IUT)을 둘러봤다. 총장단은 마르세유 기관 방문을 바탕으로 2차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프랑스 대학과 기업, 지자체, 정부의 지산학 협력 모습을 되돌아보고 한국과 차이점을 짚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CISAM+의 오브라토리에 있는 기업 관계자들 모습. (사진=주지영 기자)
CISAM+의 오브라토리에 있는 기업 관계자들 모습. (사진=주지영 기자)

■ “연구자와 기업가가 함께 모이는 공간” = CISAM+는 대학, 산업계, 연구소, 창업지원 기관 간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프랑스 남부 최대 항구도시 마르세유의 관광 진흥과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식 기반 허브’인 셈이다.

2018년 설립된 마르세유 지역의 대표 산학협력 기관으로 마르세유 공공기관과 록시땅 등 기업들이 공동 투자해 조성한 곳이다. 마르세유 지역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공-민간 파트너십 기관이다. 엑스-마르세유 대학 연구소와 파트너십을 맺어 운영되고 있으며 실제 기업들도 이곳에 입주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마르세유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역-교육기관-기업이 함께 협력하는 공간인 것이다.

오브라토리 한쪽에 있는 조형물. (사진=주지영 기자)
오브라토리 한쪽에 있는 조형물. (사진=주지영 기자)

특히 CISAM+는 학생들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실제 시장에 상품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타트업과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들을 위한 재정지원도 초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이뤄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에릭 교수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데 기술이 뒷밤침 돼야 한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1~9단계로 나눠 구분하는데, 재정지원은 초기 단계인 1~3단계에서도 재정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CISAM+의 가치는 연구자와 기업가가 한 공간에서 연구하고 개발한다는 데 있다. 에릭 교수는 “개발자와 연구진이 이곳에서 협력하는데 각 분야 전문가들이 본인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기술적으로 하나의 그릇에 담기기 위해 노력한다”며 “사람들이 함께 섞여야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고 혁신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CISAM+에 있는 엑셀레이터 M 공간 입구. (사진=주지영 기자)
CISAM+에 있는 엑셀레이터 M 공간 입구. (사진=주지영 기자)

이날 총장단은 CISAM+에 있는 기업투자펀드 기관과 면역학 바이오 클러스터, 스타트업 엑셀레이터 기관 등도 살펴봤다. 록시땅 그룹의 기업투자펀드 ‘오브라토리’에는 친환경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프랑스식 ‘창업지원센터’다.

‘엑셀레이터 M’은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에서 시작할 수 있는 펀딩을 마련하도록 돕고 새로운 기술을 만들었을 때 상품화하는 것을 지원한다. 엑셀레이터 M에서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성장한 기업이 총 150여개 된다. 250여 개 이상의 직업이 탄생했고, 총 400억 원 가량의 수익이 발생했다.

엑설레이터 M 디렉터는 이날 발표에서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기업의 미션을 잘못 이해하거나 시장 수요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 있다”며 “이러한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멘토, 전문가들을 붙여준다”고 밝혔다.

서밋 총장단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CISAM+에서 마르세유 광역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의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서밋 총장단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CISAM+에서 마르세유 광역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의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 대학-기업 잇는 ‘다리’ 만들어야= CISAM+ 탐방에 이어 마르세유 광역 상공회의소 관계자와 교류 시간도 마련됐다. 마르세유 상공회의소는 엑스-마르세유-프로방스 지역의 상공업계를 대표하는 공공경제기관이다. 지역 기업 성장을 지원하며 산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교육기관과 협력해 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며 지역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주도한다.

데니스 마르세유 광역 상공회의소 국제관계총괄담당자는 “마르세유 상공회의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대학과 상공회의소 관계가 사회의 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며 “마르세유 상공회의소에서는 매니지먼트 학교, 과학학교, 공학전문 학교 ISBA-TP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니스 씨는 “이들 학교는 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는 만큼 지역과 기업체가 요구하는 바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며 이들이 원하는 내용에 맞춰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의 발표는 ISBA-TP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ISBA-TP는 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술 직무 특화 교육기관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스마트 인프라’ ‘스마트 시티’를 위한 교육과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특히 토목공학, 디지털 모델링 등을 주력 분야로 가르치고 있다.

70년 전통의 ISBA-TP에서는 15개국 이상의 다양한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으며 2개 학부, 6개 교육기관, 32개 연구소가 있다. 상공회의소에서 만든 학교인 만큼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하다. 데니스 씨는 “지산학 협력에서 중요한 건 학교와 기업을 잇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마르세유 상공회의소에서 만든 학교가 그 연계를 성공한 경우”라고 전했다.

엑스-마르세유 대학교 기술전문대학(IUT d’Aix-Marseille)에서 운영하는 ‘Connected store 4.0’에 있는 인공지능 로봇. IUT 교수가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엑스-마르세유 대학교 기술전문대학(IUT d’Aix-Marseille)에서 운영하는 ‘Connected store 4.0’에 있는 인공지능 로봇. IUT 교수가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 “한국 대학과 교류 확대하고파” = 현지시간으로 4일 IUT에서 운영하는 ‘Connected store 4.0(스토어)’에 연수단이 들어서자 인공지능 로봇 1개가 눈길을 끌었다. 방문객들의 눈을 마주치기 위해 분주히 고개를 돌리는 로봇은 이곳 IUT 학생이 개발한 것이었다.

스토어 안에는 로봇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측정기 등 학생들이 개발한 기술과 발명품이 곳곳에 있었다. 시장에 기술을 내놓기 전 기술을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었다. 또한 스토어 안의 식료품과 생활용품은 모두 차상위계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기술개발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동시에 이뤄내는 곳이었다.

엑스-마르세유 대학교 기술전문대학은 프랑스 남부 지역의 대표적인 실무 중심 고등교육 기관이다. 재학생 약 5500명으로 엑상프로방스, 마르세유, 아를, 디뉴레뱅, 갸프, 라 시오타, 살롱드프로방스 등 7개 도시에 걸쳐 11개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7개 도시 각 캠퍼스에서는 지역 산업체와 협력해 지역 산업 맞춤형 직업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각 캠퍼스는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교수진 교환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다만 석사 과정은 전체 캠퍼스 총괄로 운영한다.

서밋 총장단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IUT 관계자들의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서밋 총장단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IUT 관계자들의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주요 학위 프로그램으로 기술학사(BUT), 전문학사, 대학 디플로마(DU, DESU), 직업 자격 인증(CQP) 등이 있다. 기술학사 전공분야로는 △기계공학·생산 △전기전자·산업정보공학 △정보통신·네트워크 △정보학 △물리측정 △상업기술 △물류·운송관리 등이다.

IUT에서 운영하는 BUT는 3년 과정이다. 학생들은 4~6개의 기본 기술을 습득해야 졸업할 수 있다. BUT 트랙별로 수업을 하는 캠퍼스가 다른데, 캠퍼스마다 특화 전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학년 때는 주로 학교에서 수업 듣고 2학년 때부터 인턴십에 참여한다. 3학년은 대부분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2주 일하고 2주 학교에서 수업 듣는 형태다. 해외에서 수업 들어도 졸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대학에서 연구소 3개를 운영하고 있어 기술교육뿐만 아니라 기술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BUT 과정을 마친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좋다. 이날 IUT 소개를 맡은 사무엘 교수는 “BUT 3년 과정을 마친 사람들은 전문분야에서 공부를 많이 해 실무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다. 기업과 사회적으로 그랑제꼴 졸업생들과 동등하게 생각한다. 기업에서도 BUT 졸업생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며 “따로 대학에서 BUT 과정을 홍보하지 않는다.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인식이 좋아 학생들이 스스로 관심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IUT 캠퍼스 내에 있는 화학공학과 실습실. (사진=주지영 기자)
IUT 캠퍼스 내에 있는 화학공학과 실습실. (사진=주지영 기자)

이 밖에도 총장단은 이날 IUT 캠퍼스를 둘러보며 비즈니스매니지먼트, 화학공학과 등의 학과 실습실을 방문했다. 화학공학과에는 IUT 내 유일한 한국인 학생도 있었다. 장재혁 씨(24)는 전남대에서 교환학생으로 IUT에 왔다. 장 씨는 “한국에서 책으로만 접했던 기술을 IUT에서 자세히 배우고 실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둘러본 화학공학과 실습실 중 한 곳은 실제 기업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기술과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실습실에는 재학생들이 흰색 가운을 입고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리오넬 니코 IUT 총장. (사진= 주지영 기자)
리오넬 니코 IUT 총장. (사진= 주지영 기자)

현재 IUT에는 아시아권 학생들도 5명이 되지 않고 이 가운데 한국인은 1명뿐이다. IUT 관계자들은 총장단을 향해 향후 한국 대학과 교류를 확대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리오넬 니코 IUT 총장은 “이론과 실용기술 교육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곳이다. Connected store 4.0에는 특별한 기술이 들어가서 대단하기보다, 기업과 학생, 교수진이 함께 운영한다는 것과 기술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유럽 국가 학교와는 네트워크가 활발한 데 아시아권 특히 한국 대학과 아직 교류가 활발하지 못하다. 이번 기회로 한국 대학과 교류를 확대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동의과학대 총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엑스-마르세이유대학교 IUT는 프랑스 고등직업교육의 선도기관으로서, 학문과 실무의 조화를 이뤄내며 지역산업과 사회의 요구에 부응해 온 훌륭한 모델로 알고 있다”며 “특히 DUT(기술대학학위)와 BUT(기술학사) 과정은 이론 교육과 실습, 산학 연계를 긴밀히 결합한 체계로, 한국의 전문대학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영도 회장은 “이번 방문이 프랑스 고등직업교육의 성과와 비전을 직접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기를 바라며, 나아가 한-불 직업교육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직업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미래를 바꾸고, 지역과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IUT 캠퍼스 투어를 마친 뒤 IUT관계자들과 서밋 총장단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IUT 캠퍼스 투어를 마친 뒤 IUT관계자들과 서밋 총장단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같은날 저녁 개최된 2차 컨퍼런스에서는 마르세유 직업교육 현장 탐방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형으로 재구조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총장단은 학령인구 감소와 디지털 대전환 등 교육환경 급변에 ‘공동대응’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최용섭 프레지던트 서밋 원장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프랑스 교육제도가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우리나라 직업교육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며 “프랑스 직업교육현장에서 일하는 관계자들이 고민하는 부분과 우리 총장님들이 고민하는 부분이 유사했다. 우리나라 전문대학 교육의 질이 결코 낮지 않다. 인프라, 교육 운영체계는 훌륭하다. 다만 지역-대학-기업이 협력할 때 각 주체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이 시선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번 서밋은 프랑스 남부 지역인 아비뇽, 마르세유, 니스를 중심으로 프랑스 직업교육과 지산학 협력 사례 연구를 주제로 진행됐다.

Copyright ⓒ 한국대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